(나해 연중 제1주간 훈화)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

 

18일 주님 세례 축일을 끝으로 성탄 시기가 마무리되고 이제 연중 시기가 시작됩니다. 어떤 의미에서 성탄은 주님 강생의 신호탄이라면 세례는 주님 강생의 완결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생의 의미가 하느님의 사람 되심, 즉 육화(肉化)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생활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구세주께서 세상에 오신 목적이 달성되는데 그 출발점이 세례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죄인들의 무리 속에서 그들과 함께 세례를 받으심으로써 죄인들을 구원하시고자 하셨습니다. 이것은 천주 성자의 인간과 세상에 대한 온전한 투신이자 동참입니다. 우리는 연중 시기 주님의 공생활을 따라가면서 그분의 사랑과 연민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요한복음 서문은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라고 하는데, 하느님은 죄 많은 인간 세상 안으로 온전히 들어오셔서 우리와 함께 동고동락하시며 당신의 선하심을 드러내십니다.

 

이제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도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겠습니다. 성탄 축제는 끝났지만 이제 바야흐로 본연의 위치로 돌아가 각자의 임무에 충실해야 하겠습니다. 일단 단원 모집에 총력을 기울여 주십시오. 레지오를 경험해 보지 못한 새 단원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기존에 행동 단원으로 활동하다가 코로나 시기 잠시 중단한 옛 단원들을 복귀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기대수명이 늘어가는 만큼 레지오 단원들의 퇴단도 미뤄야 합니다. 저는 이번 대림시기 성경 필사를 통해서 어르신들이 오히려 더 열심히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눈도 희미해져 가고 손도 떨리지만 완필한 고령의 신자들을 보면서 세월이 흘렀지 결코 열정이 식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 뉴스를 보니 저출산 문제로 현역병 인원이 줄자 민방위를 벌써 마친 60대들이 예비군 민간 동아리에 자원하여 사비로 군사 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애국심에는 나이가 따로 없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말년에 더 왕성히 활동하고 열매를 맺는 노인들을 만납니다. 모세는 80세에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40년간 광야에서 영도자 역할을 합니다. 시메온과 한나는 임종이 가까운 연세에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언자로 활동하며 구세주를 알아보고 찬미하며 기쁜 소식을 전합니다. 노인이라고 활동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저는 우리 본당에서 노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혜서의 말씀을 떠올려보십시오. “영예로운 나이는 장수로 결정되지 않고 살아온 햇수로 셈해지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예지가 곧 백발이고 티 없는 삶이 곧 원숙한 노년이다.”(지혜 4, 8-9) 세월이 흐르면서 주름만 느는 것이 아니라 지혜도 함께 늘어갑니다. 여러분들은 지혜의 전승자들입니다. 부디 어르신으로서 모범을 보이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시기 바랍니다

  • 알산 2024.01.10 08:44
    불을 지르러 오신 신부님의 열정을 존경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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