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4주일
✠ 루카복음 1,26-38
“ 곰곰이 생각하였다.."(29)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천사의 예수 탄생예고를 들려줍니다.
이미 지난 수요일에 들었던 말씀입니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말씀도 목요일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기도의 여인 마리아 >를 묵상해 보고 싶습니다.
천사의 존재를 알아보고 하느님의 메시지를 믿는 일이 마리아께는 자연스러운 것처럼 묘사되어 있지만 과연 그러할까요?
창세기에는 아브라함이 맞이한 그 세 길손들이 천사였고 이어서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 장면으로 이어집니다.
사람에게서 천사, 천사에게서 하느님 야훼로 구별없이 이어집니다.
일상 생활에서 이웃을 맞아들이고 깊이 들음이 곧 하느님을 맞아들임이라고 말해주는 듯합니다.
마리아께서 이런 맞아들임의 여인, 들음의 여인이 아니었다면 아마 하느님의 메시지를 전달 받지도, 하느님의 아들을 잉태하는 어머니가 되지도못했으리라 생각해 봅니다.
하느님과 맞대면하고 그분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기도라면 기도하는 이는 무엇보다 듣는 사람이어야합니다.
마리아께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고 난 다음 엘리사벳을 찾아갔듯이 이웃을 찾고 맞이들이며 이웃에게 귀 기울이는 사람이어야합니다.
기도와 우리의 삶은 결코 별개의 것이 될수 없습니다.
깨어 하느님을 맞이하려는 나의 기도는 오늘 삶의 자리에서 이웃에 대한 사려깊음의 결실을 맺어야하고 이웃의 목소리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다시금 들어야합니다.
하느님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오실지 아무도 모릅니다.
성탄, 온 우주의 주인이신 분이 우리에 대한 사랑때문에 아기로 오시는 기막힌 날입니다.
우리의 보살핌이 필요한 아기로, 약한 이로 오신다는 이 놀라운 사실을!
가난한 이웃을 맞아들이면서, 그들을 돌보고 마음을 드리고 귀기울이면서 천사를 내 집에, 하느님의 아들을 내 속에 맞이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