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1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전례력으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롭게 시작된 ‘나’ 해에는 주님께서 레지오의 모든 단원을 축복하시어 항상 마음에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교회는 한 해의 시작을 대림 시기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대림 시기는 말 마디 그대로 기다리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관건은 ‘무엇을 기다릴 것인가?’ ‘어떻게 기다릴 것인가?’입니다. 복음에서는 깨어 기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깨어 있지 않으면 우리를 찾으시는 하느님을 뵐 수 없습니다. 깨어 있지 않으면 주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고, 결국 주님을 만날 수도 없습니다.
어떤 동물 농장 주인이 있었습니다. 캥거루를 잡아 와 1m 높이로 울타리를 치고 가두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캥거루가 밖으로 나와 있는 것입니다. 주인은 이번엔 2m로 울타리 높이를 올렸습니다. 그런데도 다음 날 캥거루는 밖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주인은 3m로 높였습니다. 그래도 캥거루가 나와 있었습니다. 농장 주인은 캥거루를 자신이 키울 수 없음을 알고 놓아주었습니다. 캥거루는 유유히 숲속 친구들에게 갔습니다. 다른 동물들이 캥거루의 이야기를 듣고 놀랐습니다. “너 높이 뛰기를 정말 잘하는구나!” “아냐, 그 농장 주인이 울타리를 치고는 문을 계속 잠그지 않았어!”
깨어 있다는 것은 울타리를 치고 문을 잘 잠그는 것으로,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으며 그것을 왜 하고 있는가를 아는 것’입니다. 사랑이신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하는 마음입니다. 하느님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단호하게 거부하고, 내가 너보다 더 낫다는 마음으로 거들먹거리거나 자만자족하는 태도를 버리고, 빈 구유와 같이 빈 마음으로 주님의 탄생을 기다려야 합니다. 우리가 누구를 기다려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깨어 있을 때, 헛수고나 낭비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누구를 기다리는 줄을 모르고 사회적 분위기에 휩싸여 지낸다면 이 어리석은 농장 주인처럼 고생만 하고 남는 것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대림 시기만큼은 깨어 주님을 기다림으로 사랑과 평화의 선물을 가지고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