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8주일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으로부터 천상 잔치에 참여할 수 있는 선택을 받았다 하더라도 오직 그 잔치에 합당한 예복을 입은 사람만이 그 기쁨에 참여하게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하다면 하느님의 나라의 잔치에 참여할 수 있는 그 예복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앞에는 거세게 흐르는 강물이 있었고, 뒤에는 험준한 산이 있는 한 산골 마을이 있었습니다. 아픈 사람이 생기면 병원에 갈 수 없었습니다. 앞에는 강물이 가로막고 있었고, 뒤에는 산이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병원에 갈 수 없는 사람은 병이 더 심해지고, 더러는 죽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입니다. 할아버지가 곡괭이와 삽을 들고 산 입구에서 굴을 파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물었습니다. ‘굴을 파는 것이 가능합니까?’ 어떤 사람들은 할아버지를 비웃었습니다. 도저히 가능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할아버지는 매일 굴을 파기 시작했고, 할아버지 다음에는 아들이 굴을 팠습니다. 60년의 세월이 지났고, 손자가 굴을 파면서 도시로 나갈 수 있는 굴이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아프면 굴을 통해서 병원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병이 심해져서 죽는 사람도 없게 되었습니다. 행동이 없는 시간은 무심히 흘러갈 뿐입니다. 그러나 행동하는 시간은 신화가 되고, 역사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도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시는 ‘예복’은 화려하고, 값비싼 옷이 아닙니다. 주님께서 원하시는 예복은 감사의 옷, 나눔의 옷, 인내의 옷, 용서의 옷, 자비와 사랑의 옷을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에 대해 하느님께 감사하며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사랑과 자비의 마음으로 그들을 받아들여 한 형제가 될 때 우리는 하느님 잔치에 참여할 수 있는 예복을 마련하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아름다운 한 주간, 주님 잔치에 참여할 수 있는 예복을 마련하는 아름다운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