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5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일 복음의 포도원 일꾼과 품삯의 비유는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의 경제 정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자비롭고 너그러운 사랑을 말하여 주고 있습니다. 품삯은 값으로 매길 수 없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양으로 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차별로 느껴지는 품삯일 수 있지만, 하느님께는 같은 무게를 지닌 사랑의 표징입니다. 그 사랑을 더 받고 덜 받는 문제는 하느님의 방식이지 인간의 방식이 아닙니다. 이처럼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의 자비로운 마음을 우리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한 사람이 어린 딸과 함께 산지에 살면서 양을 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와 딸은 잃은 양을 찾다가 양이 가시나무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바둥거리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은 조심스럽게 그 양을 가시덤불에서 떼어내었으나 그 양은 이미 여러 곳이 긁히고 상처가 나 있었습니다. 어린 소녀는 그 양이 너무 불쌍하여 울면서 아버지에게 “아빠, 저 나무가 미워요. 저 나무를 잘라버려요.”라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아버지와 딸은 도끼를 가지고 가시나무를 잘라 버리려고 그곳을 찾아갔을 때, 그 소녀는 작은 새 한 마리가 그 가시나무 위에 앉더니 작은 부리로 양이 가시에 긁히면서 남겨놓은 털들을 쪼아 모아, 부리 가득히 물고는 날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을 자세히 살피던 어린 딸은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빠, 하느님께서 왜 이곳에 가시나무를 자라게 하시는지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나무의 가시들은 작은 새가 집을 지을 수 있는 부드러운 털을 모으는 일을 하는가 봐요.”
모든 인간을 똑같이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마음을 이사야 예언자는 “내 생각은 너희 생각과 같지 않고, 너희 길은 내 길과 같지 않다.”라고 전하여 주고 있습니다. 호수와 같은 인간의 마음이라면, 바다와 같은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바다와 같은 하느님의 너그럽고 자비로운 마음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신앙인입니다. 비록 이해되지 않는 이웃을 만나더라도 한 번 더 주님의 마음으로 그들에 대해 생각해보며 마음으로 받아들임으로 주님의 넓은 자비의 마음을 체험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