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제23주일
✠ 마태오복음 18,15-20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18)
마태오복음 18장은 "하늘 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라는 질문으로 시작됩니다.
제자들의 이 질문은 예수님께 <공동체에 관한 설명>을 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니까 18장은 공동체를 주제로 다루는데, 오늘 복음단락은 <형제적 교정>을 다룹니다. 1독서 역시 그러합니다.
교정, 고친다고 하면 즉시 잘못된 것을 생각하게 되고 부정적인 의미가 앞서지만 복음서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각 사람에 대한 사랑과 배려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8장은 일었던 양과 은전과 아들의 비유로 시작하고 있는데 이 비유들이 18장 전체를 읽는 바탕이므로 그 메시지를 마음에 품고 읽어나가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죄인들과 어울리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이 비유들로써 응답하지요.
하느님께는 각 사람을 사랑하시고 특히 약한 자, 길잃은 자, 죄인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신다는 사실을 얘기하시고, 찾아낼 때까지 헤매시고, 찾았을 때 조건없이 용서하고 받아들이시는 하느님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곧, 그리스도인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형제들을 향해 이런 자비와 사랑과 용서가 있어야함을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자비와 용서는 잘못을 그냥 묵인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고 잘못된 길에 들어선 이 되돌아오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합니다.
형제의 잘못을 타일러 되돌려 구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형제의 잘못을 고쳐주려하는 것은 많은 경우 그 형제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랑때문이 아니라 내가 불편하고, 내가 손해를 보고, 내가 못마땅하기 때문에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곤란해지지 않기 위해, 손해볼까봐 모른 척 넘어가고 싶습니다.
오늘 1독서와 복음은 분명히 알려줍니다.
그 형제를 구하기 위해서, 형제가 생명을 얻을 수 있기 위해서 우리가 형제의 잘못을 깨우쳐주어야 한다고,
형제에 대해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알려줍니다.
혼자 힘으로 안되면 몇몇 증인들의 도움을 받고 그래도 어려우면 공동체의 도움을 받아라고 합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더 강조하지만 우리의 말과 행위의 바탕에는 형제에 대한 진정한 사랑, 자비와 용서가 있어야 합니다.
<형제적 교정>을 위해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변화, 회개와 치유는 다만 사랑이 이루어내는 기적입니다.
이 사랑은 다만 하느님께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사랑입니다.
기도 안에서 성체성사 안에서 끊임없이 그 사랑을 퍼 마실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시선을 하느님께 둘 때 가능한 사랑입니다.
주님, 저희들 사랑이 당신 사랑 안에서 자라 당신 사랑을 닮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