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빈자(貧者)의 아픔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삶은 그와는 무관한 다른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었습니다. 그녀는 도시의 가장 부유층 자녀들이 다니는 사립학교 교사로 20년 동안 재직했습니다. 그런 어느 날, 길을 가던 그녀가 한 여인의 비명을 들었습니다. 그녀는 위독한 환자를 안고 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첫 번째 병원에서는 ‘돈 없는 환자의 치료는 불가능하다.’라고 했습니다. 두 번째 병원에서는 ‘신분이 낮은 사람은 치료해줄 수 없다.’라고 했습니다. 두 병원으로부터 문전박대를 당하고 세 번째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 환자는 낯모르는 여인의 품에서 숨졌습니다. 그녀는 여인의 시체를 안고 ‘이제부터 내가 서 있을 곳은 가난하고 병든 사람들의 곁이다.’라고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 여인이 바로 성녀 마더 테레사 수녀였습니다. 한순간의 결단이 그녀의 삶을 ‘이기적인 높은 곳’에서 ‘헌신적인 낮은 곳’으로 옮겨놓았던 것입니다. 인생은 결단의 연속이라고 흔히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 결단을, 쉽게 말하면 어떤 것들을 선택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선택 즉 결단에 따라 우리 삶의 모습이 바뀌게 됨을 우리는 수없이 체험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앙인으로 예수님을 우리의 주님으로 고백하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삶의 길목에서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까? 예수님이 누구신지 바르게 고백하고 하늘나라 열쇠까지 받은 베드로는, 십자가 앞에서 두려움에 인간적인 편함만을 선택했기에 예수님으로부터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라고 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사탄아, 물러가라’라는 말은 ‘자기중심적인 생각은 뒤에 두고 하느님의 뜻이 항상 우리 앞에 있어야 한다.’라는 말입니다. 자신의 이기적인 생각, 쉽고 편한 길만을 찾는 우리의 마음보다 먼저 하느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생각, 이웃들의 사정에 관심과 이해하려는 생각으로 진정 주님의 제자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한 주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