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가톨릭정의평화위원회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대량의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시설(ALPS)에 투입한 이른바 'ALPS 처리수'를 해양에 방류하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엄중히 항의합니다.
 
 
정부는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의 'ALPS 처리수'에 포함된 방사성 핵종 삼중수소는 자연계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뿐만 아니라 가동 중인 모든 원전에서 배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생물의 체내에 들어간 삼중수소는 화학적 성질이 수소와 같기 때문에 세포 내에 흡수되어 오래 머물러 내부 피폭을 일으켜 DNA를 파괴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바다로 흘러들어간 삼중수소는 이렇게 지속적으로 생태환경에 유입되어 먹이사슬을 통해 축적되고 농축됩니다. 어떤 이유로든 삼중수소는 더 이상 바다로 배출되어서는 안됩니다.

 
정부의 이러한 판단에 동조하는 일부 언론은 우리 원전의 삼중수소 배출은 용인하면서 후쿠시마 제1원전의 'ALPS 처리수' 배출에 항의하는 주변국들을 '후쿠시마 때리기'를 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ALPS 처리수'는 녹아내린 연료에 직접 닿은 오염수입니다. 실제로 'ALPS 처리수'에서는 삼중수소뿐만 아니라 ALPS에서 제거하지 못한 다양한 방사성 물질이 기준농도를 초과해 잔류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2018년 8월에 언론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이후 현재 탱크에 저장되어 있는 'ALPS 처리수'의 약 70%가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방사성 핵종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습니다. 정부는 지역 주민과 어업 관계자, 동아시아 및 태평양 등 국내외의 항의 목소리에 겸허히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처럼 'ALPS 처리수'에 많은 문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잔류하는 방사성 물질이 충분히 희석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농도가 아닙니다. 언제까지 해양방류를 할 것인지, 최종적으로 얼마나 많은 양의 방사성 물질을 바다에 흘려보내 바다를 오염시킬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게다가 오염수는 지금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료 잔해의 처리가 완료되지 않는 한 냉각수가 필요한데, 그 작업이 크게 지연되고 있고, 그 공법조차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오염수의 가장 큰 원인인 지하수, 빗물 유입도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모든 환경파괴는 '조금만이라면 괜찮다'는 우리의 안일함에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방사성 물질 역시 1일, 물고기 한 마리당 선량이 적다고 해서 괜찮다는 것은 아닙니다. 방사성 물질은 냄새도 통증도 없이 조금씩 우리의 삶을 침식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생태 환경 파괴를 낳게 될 것입니다. 'ALPS 처리수' 해양 방출은 우리의 '집'인 지구, 푸른 바다와 풍요로운 땅에 대한 폭력입니다. 이 폭거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결심은 미래의 지구, 미래의 아이들에 대한 우리의 책임, 윤리의 문제인 것입니다.

 
가톨릭교회는 이 세상이 하느님께서 지극히 선하게 만드셨다고 믿습니다. 하느님이 만드신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를 필요로 합니다. 그 연결과 그 순환을 엮는 자로서 우리 일본가톨릭정의평화원회는 정부의 'ALPS 처리수' 해양 방류에 엄중히 항의합니다.

 
"너 사람의 아들아, 티로를 위하여 애가를 불러라. 바다 어귀에 자리 잡은 성읍, 수많은 섬으로 다니며 여러 민족과 장사하는 상인 티로에게 말하여라. ‘주 하느님이 이렇게 말한다. 티로야, ′나는 더없이 아름다워.′ 하고 너는 말하였다."(에제키엘서 27장 2-3절). 

 
이 성경 구절에 힘을 얻어.

 
2023년 8월 24일
 
일본가톨릭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웨인 번트 주교 (나하교구 교구장)
지역 관할 에드갈 가쿠탄 주교 (센다이교구 교구장)
협의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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