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0주일
✠ 마태오복음 15,21-28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28)
예수님께서 한 이방여인을 향해 하신 감탄사입니다.
예수님의 처음 보이신 태도는 예수님께는 참 어울리지 않을 만큼 냉정했습니다.
“나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의 길 잃은 양들에게 파견되었을 뿐이다.” (24)
“자녀들의 빵을 집어 강아지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좋지 않다.” (26)
참 이상합니다. 예수님께서 여느 유대인들처럼 어찌 그리 편협한 선민사상을 가지고 있단말입니까?
잘 이해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겠지요.
마태오복음사가는 복음을 유대인들은 위해 기록합니다. 그래서인지 같은 병행구절 마르코복음 복음에는 "오직 이스라엘 집안"을 위해서라는 24절의 내용이 없습니다.
또 마태오복음 8장에서 이미 예수님께서 이방인인 백인대장의 간청을 들어주실 뿐아니라 적극적으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8,7)라고까지 하십니다. 그러니까 이 여인에 대한 예수님의 태도에는 다른 의중이 숨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그녀의 청을 거절하려는 것은 아닌게 분명합니다.
1. 제자들은 유대교 사상에 깊이 물들어 있었습니다. 폐쇄적인 선민사상 입니다. 그들의 마음을 이방인들에게 열도록 준비시킬 필요가 있었지요. 그리고 이방인을, 더구나 이방여인을 받아들이는데 신중함이 필요했지요.
2. 이 여인의 절박함을 보셨으며 어머니들의 자녀에 대한 사랑은 모든 장애를 뛰어넘을 줄 안다는 것을 아십니다.
3. 여인의 믿음을 확인하고 드러내게 하고 싶어하신 것입니다. 과연 여인은 예수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아니 뛰어넘었습니다.
어제 1독서 말씀이 남아있습니다.
"모세라는 사람은 매우 겸손하였다. 땅 위에 사는 어떤 사람보다도 겸손하였다." (민수12,3)
그래서 주님의 얼굴을 보고 마주하고 직접 말씀을(8)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인의 겸손한 믿음으로 예수님의 칭찬을 받습니다.
“아,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28)
저희 수도회 창설자 안드레아 신부님은 가장 깊은 기도인 '마음의 기도'가 자라기 위해서는 알맞는 토양이 필요하다고 하시면서 그 토양은 겸손이라고 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의 여인에게서 간절함과 겸손을 배우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