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제 17주일
✠ 마태오복음 13,44-52
"가진 것을 다 팔아"(44)
오늘 복음에 앞서 1독서의 솔로몬의 기도를 읽으며 세상의 통치자들도, 우리나라 정치가들도 이런 마음이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당신 종에게 듣는 마음을 주시어 당신 백성을 통치하고 선과 악을 분별할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열왕기 상 3, 9) 듣는 마음에서 출발하지 않으면 통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솔로몬은 알았던 것이지요.
이것은 비단 통치자에게만 해당하는 말은 아닙니다. 우리들도 각자의 자리에서 주인 노릇(자기 자신의 주인, 하고 있는 일의 주인, 건강을 다스리는 주인, 아랫사람을 둔 어른 노릇)을 제대로 하려면 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깊이 들을 수록 다스릴 줄도 알게 됨을 곰곰이 생각해봅시다.
복음으로 갈까요?
우리는 지난 연중 제 15주일부터 삼주째 연이어 하늘나라에 관한 비유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1.씨뿌리는 사람, 2. 가라지, 3. 겨자씨, 4. 누룩 그리고 오늘 복음에 나오는 5. 보물, 6. 진주, 7 그물의 비유
한가지 비유로는 하늘나라를 설명해 낼수 없어 여러가지 예를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모두를 함께 염두에 두고 각 비유를 알아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의 첫 두 비유들에서 우리에게 알려주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하늘나라는 숨겨져 있고 자신의 삶의 터전을 가꾸는 사람, 성실한 사람에게 발견되는 보물이다.
2. 하늘나라의 가치를 알고 열심히 찾아나서는 사람에게 하늘나라는 발견된다.
3. 하늘나라는 우리의 모든 것을 내걸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4. 하늘나라를 찾고 발견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가진 것을 모두 투자하려는 결단이 필요하다.
5. 하늘나라를 위한 결단은 기쁨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마지막 그물의 비유는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하늘나라로 함께 걸어가고 있는 교회는 착하고, 능력있고, 잘난 사람들만 모여있는 집단이 아니며 모두를 끌어 안는 공동체입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계속되지는 않으며 가려내고 밖으로 던져버리는 마지막 심판의 때가 있음을 얘기합니다.
마치 가라지가 마지막 추수 때에 뽑혀 불에 태워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마지막 때가 오기 전에 우리가 해야할 것은 좋은 마음의 밭을 일구고, 좋은 밀을 가꾸는 일입니다. 아무리 이 세상에서 악이 판을 치는 것 같아도, 또 우리가 하는 선행이 그에 비해 너무 보잘것 없어 보여도 꾸준히 선을 행하고, 도처에 숨어 있는 하늘나라를 찾고 발견하여 그 하늘나라를 위해 아낌없이 투신하는 것이 우리의 몫입입니다.
그리고 하늘나라를 발견하고 투신하는 이들이 가지는 기쁨은 크다고 얘기합니다. 이는 현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모습에서 보는 기쁨이며, 그분의 가르침(권고:'복음의 기쁨')에서 얘기하는 기쁨이고, 우리가 신앙의 길에서 체험하는 기쁨입니다.
우리 모두는 이 기쁨의 길을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때에는 삶이 무겁고 힘겹기도 합니다. 걱정과 근심이 보물을 바라보는 우리 눈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때입니다. 보물의 가치를 재발견해야할 때입니다.
기쁨은 보이지 않는 하늘나라를 이 세상에 보여주는 부정할 수 없는 증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