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5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일 복음에서 우리가 들은 ‘씨뿌리는 사람의 비유’는 ‘씨를 받아들이는 밭의 비유’라고 말해야 할 것입니다. 혼탁한 세상에서 올바른 신앙생활을 고수하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쉬운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계속 밭 타령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처지가 자기의 탓이 아닌 원래부터 돌밭이거나 길가 혹은 가시덤불 때문에, 씨를 뿌려도 싹이 나오지 않는 척박한 환경이라고 하여 신앙생활을 자포자기하고 대충 살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신앙의 결실을 원한다면 지금 자기를 어쩔 수 없게 만드는 그 밭을 갈아엎고 씨를 새로 뿌리는 특별한 결단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맹모삼천지교’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식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환경을 먼저 올바르게 바꿔야 한다는 이 말처럼 우리 생활 주변이 대부분 세상의 재물이나 성공 그리고 정치 등의 관심들로만 가득 찬 사람들뿐이고, 더욱이 같은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임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세상의 재미나 음주 그리고 오락 등에만 열중하고 있다면 이제 성령께 도움을 청하며 그들과의 관계를 과감하게 정리하고 떠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환경 속에서는 하느님 중심의 생활을 이루어가며 사는 것이 힘들고, 노력하는 만큼 신앙 축복의 열매를 맺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마음을 고쳐 잡고 신앙의 밭을 개간하려고 해도 주변의 상황들이 때로는 두렵고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나 조롱과 멸시 혹은 따돌림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로 인해 사회적인 불이익이 염려되기도 합니다. “좋은 땅에 떨어진 것은,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는 사람들이다.”라는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우리도 우리 마음의 밭이 거름 지고 풍성한 결실을 거두는 아름다운 밭이 될 수 있도록 성령께 기도하며 인내를 가지고 밭을 가꾸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