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일의 독서와 복음을 통해서 교회는 우리에게 우리 모두 주님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새로운 삶을, 주님의 말씀대로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막을 통과해 바다로 나가고자 하는 강물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강물은 사막에 널려있는 수많은 모래를 보자 걱정되어 탄식했습니다. “아, 이 사막이 나를 완전히 말려버리겠구나, 그리고 저 햇님의 뜨거운 열기는 나를 다 없애버릴 거야. 그러면 난 악취 풍기는 늪지대로 변하게 되겠지.” 그때 강물은 한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사막을 한번 믿어보세요.” 그러나 강물은 걱정이 되어 반문했습니다. “그러면 나를 던진 후에도 내 모습 그대로 남아있게 될까요? 내 본래의 특성을 잃게 되지는 않을까요?” 목소리가 대답했습니다. “아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은 본래의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서 강물은 그 말을 믿고 사막에 몸을 내맡겼습니다. 그러자 사막의 뜨거운 열기 때문에 강물은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갔습니다. 하늘로 올라간 강물은 구름이 되어 뜨거운 사막 위를 둥둥 떠서 흘러갔습니다. 그리고 강물은 이전보다 더 아름답고 더 활기차게 흘러서 바다로 갔습니다. 강물은 너무나 기뻐하며 말했습니다. “나는 새롭게 태어났다. 이제야 비로소 나는 진정 내가 된 거야.”
십자가는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그 무엇이 아니라 바로 우리가 짊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짊어지기에 앞서 그것을 어떻게 견딜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을 먼저 갖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주님 안에서 성령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들이며, 그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우리를 지켜주시고 힘과 용기를 주시고 계십니다. 우리가 우리의 십자가를,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삶을 무겁게 하며 우리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는 십자가를 기꺼이 지고 가겠다는 결심만 한다면, 우리 안에 계신 성령께서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시고 우리의 십자가를 함께 지어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심을 굳게 믿으며 주님 안에 새롭게 태어난 사람으로 우리의 십자가를 기꺼이 짊어지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