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13주일(교황주일 )
✠ 마태오복음 10,37-42
"ᆢ나에게 합당하지 않다."(10,37.38) 세번이나 되풀이 하시네요.
어제, 엊그제, 지난 한주간, 한달ᆢ ᆢ 삶을 되돌아보면 언제 '합당하다.'고 주님께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오늘은 주님께 드리는 기도로 묵상을 적어봅니다.
이 세상 어느누구보다도 하느님 당신을 사랑하라시는데 눈에 보이는 형제조차 사랑하기에 그리 더디고, 작은 십자가 앞에서는 불평을 늘어놓기 일쑤인 저를 볼뿐 입니다.
그래서 매번 영성체 전에 드리는 기도를 되풀이 해서 드릴 수 밖에요. "주님, ᆢ합당하지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시면 불평에서, 편협함에서, 이기심과 게으름에서, ᆢ낫겠습니다."
제 목숨을 내어놓기가 어렵습니다. 논쟁이 벌어지면 기필코 이기고 싶습니다. 잘잘못을 끝까지 따지고 싶습니다. 생색을 내고 용서하고 싶습니다.
알고 있다고 내가 했노라고 나서고 싶습니다. 귀찮은 일에는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고 싶습니다.
주님 때문에 목숨을 내어놓을 줄 알도록, 자기보존적인 삶의 태도보다 자신을 선물로 내어주는 삶의 양식을 택할 줄 알도록 주님, 그저 한말씀만 하십시오.
목숨을 내어놓는 당신 삶의 양식이 제 존재에, 세포에 새겨지도록 주님 거듭 청하오니 한말씀만 하십시오.
하느님의 메시지는 전달하는 예언자를 알아보고, 주변에 일어나는 좋은 일을, 좋은 사람을 찾아내기보다, 판단하고 불평할 대상이 더 빨리 눈에 뜨이니 어찌할까요? 주님, 한말씀만 하십시오!
하느님의 속성은 사랑입니다. 사랑의 속성은 '내어줌'입니다. 당신 자녀들의 본질도 그러해야 합니다. 당신과는 전혀 닮지 않은 모습일랑 제게서 뽑아내어 주십시오.
주님, 한말씀만 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