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우리는 연중 제12주일 대신에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남북통일 기원 미사’를 봉헌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이후 남과 북으로 오랫동안 갈라져, 얼마나 많은 아픔과 상처를 받았는지 모릅니다. 또 서로를 향한 미움과 적대적인 말과 행동으로 상대가 없어야 우리가 잘 살 수 있는 것처럼 생각했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합니다.
아프리카 정글에서 학자들이 그곳에 사는 많은 종류의 짐승들을 한 종류씩 없애 보기로 한 것입니다. 먼저 새를 없애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새소리가 없어지면서, 정글은 마치 공동묘지처럼 적막한 숲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번에는 원숭이들을 쫓아냈습니다.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겨 다니며 나뭇가지를 꺾으면서 숲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원숭이가 떠난 숲은 나무들이 서로서로 엉키면서 썩어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징그러운 뱀들을 다 제거했습니다. 그러자 천적이 없어진 쥐들이 그 숲에서 판치며 날뛰기 시작했고 쥐들로 인해 해충을 잡아먹던 벌레들이 모두 없어졌습니다. 그러면서 숲이 병들어 죽어갔습니다. 이 실험을 통해 학자들은 모든 것이 함께 살아갈 때 건강하고 질서가 잡힌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각자가 서로 도우며 함께할 때 건강하고 질서가 잡힙니다.
함께 도우며 살아가야만 하는 우리에게 주님께서는 복음을 통해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라고 ‘용서’에 대하여 말씀하십니다. 물론 인간적인 힘만으로는 이 용서가 쉬운 것이 아닙니다. 그러하기에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나는 화해를 증진하며 친교를 이루고 있는가, 아니면 험담하고 분열시키며 파괴하기 위해 문제가 있는 곳을 찾아 파고들고 있는가? 만약 세상이 갈라지고, 교회가 양극화되고, 마음이 상했다면 다른 이들을 판단하고 서로에게 화를 내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성령께 기도합시다.”라고 권고하셨습니다. 일치와 친교를 이루어주시는 성령께 기도함으로 우리가 우리 공동체에, 우리 사회에, 우리 이웃에게 평화의 일꾼이 되어 주님의 증인이 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