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1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은 열두 제자들을 뽑으시어 세상에 파견하시며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라고 하는 복음을 선포하게 하십니다. 그러나 복음을 선포한다고 하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세상에 자기의 잘못을 지적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권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이 어디 그리 많겠습니까? 많은 경우 고맙다는 말 대신에 비난과 폭력을 당하기가 쉬운 것입니다. 토요일 복음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처럼 죽임을 당하는 경우까지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런 상황을 아시면서도 우리에게 원수를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주시며 우리들의 마음이 주님께로만 향하게 만들어 주시고 계십니다.
1776년 겨울, 미국 조지 워싱턴 장군의 군대가 펜실베이니아주 포지 계곡에 주둔하고 있었습니다. 그해 겨울은 몹시도 추웠습니다. 식량은 떨어지고 옷은 찢어졌으며 전염병이 창궐했습니다. 군인들은 추위와 굶주림과 질병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그때 워싱턴은 병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연설을 했습니다. “여름철의 군인과 햇빛 날 때의 애국자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고통과 역경의 밤을 극복한 사람들만이 이 민족을 구원할 수 있다. 희생의 피를 흘린 사람만이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갈 수 있다. 오늘 여러분의 땀과 눈물이 새로운 창조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참으로 맞는 말입니다. 고난이 없는 평안한 상태의 군인, 태평성대에 나라 사랑을 부르짖는 애국자는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없듯이, 고통과 십자가 없는 사랑으로는 참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기도대로 이웃을 용서하고 원수를 사랑하기 위해 겪는 고통이 우리를 주님의 제자로 만들며 주님과 함께 함을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주님의 부활이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서 왔듯이, 이웃을 사랑하기 위해 겪는 아픔을 통해 마음의 평화와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