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6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일 복음에서 주님께서는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킬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제자들은 계명을 잘 지킵니다. 그러나 소위 똑똑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계명을 지키지 않습니다. 계명을 힘겹다고 말하고, 계명을 적당히 지켜도 된다고 주장합니다. 계명이란 단어를 사랑으로 바꾸어보면 더 쉽게 이해가 됩니다. 똑똑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서로 사랑하지를 못합니다. 십자가 앞에서도 다양한 이유를 대며 사랑할 수 없는 이유를 말하고, 미워하고, 용서하지 않고, 포기해야 하는 이유를 늘어놓습니다. 이들은 자신이 왜 부모를 섬겨야 하는지, 자신이 왜 배우자에게 순종해야 하는지, 자신이 왜 자녀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지, 자신이 왜 이웃을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지, 자신이 왜 하느님께 모든 것을 드려야 하는지, 자신이 왜 교회에 속해야 하는지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너무 똑똑하기 때문입니다. 똑똑하기 때문에 타인의 잘못을 잘 찾아냅니다. 남의 심리를 분석하면서 어떻게든 그들에게 탓을 돌립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인내하고 사랑하며 열매를 맺습니다. 예수님을 사랑하면 예수님의 일을 하게 됩니다. 물론 사랑의 시작은 감미로울 수 있으나 마무리는 쉽지 않습니다. 사랑은 그 속성상 고통을 감내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언제까지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성령을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성령과 함께 예수님을 일을 하는 가운데 보호하기, 가르치시고 기억하게 해주시는 성령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똑똑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성령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홀로 제 일을 하는 가운데 보호하셔도 버림받았다고 절망하고, 잘못된 결정으로 어려움과 위험한 삶으로 빠져들고, 기억하지 못해 언제나 우울과 슬픔 속에 주저앉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된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사랑을 할수록 사랑을 알게 되고 찾을 줄도 알고 발견할 눈도 생긴다는 뜻입니다. 우리 모두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랑하는 이가 원하는 일 즉 그분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