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부활 제4주일은 착한 목자 주일이며 동시에 성소주일입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으로부터 특별한 소명을 받고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유행가의 노랫말처럼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내가 만나는 사람을, 내가 하는 일을 사랑으로 할 수 있을 때만이 우리는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귀한 소명을 완수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비록 다른 사람의 눈에 하찮은 것처럼 보인다고 할지라도 말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셰익스피어가 어느 날 식당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식당에 있던 사람들이 몰려 와 셰익스피어에게 정중히 인사들을 합니다. 그 광경을 밖에서 보던 청소부가 비를 든 채 땅이 꺼질 듯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이것을 본 셰익스피어가 그 청소부를 불러서 물었습니다. “여보시오, 당신은 왜 그렇게 땅이 꺼질 듯 시 한숨을 쉽니까?” 그때 청소부 “나도 같은 남자인데 선생은 그렇게 많은 사람에 존경의 대상이 되고 나는 이처럼 한 끼의 밥을 벌기 위해서 온종일이 마당만 쓸고 있으니 너무나 자신이 한심스러워서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이때, 이 위대한 셰익스피어는 그 청소부에게 하는 말이 “그대 친구여, 한탄하지 마시오. 그대는 지금 하느님이 지어 놓으신 이 세계의 한 모퉁이를 깨끗하게 하는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오. 만일 그대가 이 책임을 감당하지 않으면 하느님이 지어 놓으신 이 지구의 한 모퉁이는 더러워질 것이오" 하였습니다.
사랑이신 하느님으로부터 태어난 우리는 이 세상에 살면서 사랑으로 이웃을 돌보고 사랑으로 주어진 일에 충실함으로 우리에게 맡겨진 소명을 완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지내는 성소주일은 특별히 착한 목자이신 주님을 닮아 교회에 봉사하는 사제직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이 한 주간, 사제들이 그리고 미래의 사제들인 신학생들이,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대로, 양의 냄새가 나는 그런 착한 목자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