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 이야기는 참으로 감동적이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가 당신에 대한 믿음을 되찾도록 도와주셨듯이 믿음의 길을 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당신에 대한 믿음을 지켜내도록 이끌어 주시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루카 24,29)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가는 곳마다 함께 가시고 우리가 묵는 곳이면 어디서나 함께 하신다는 것이 루카 복음사가가 전하는 부활의 의미이다. 그리고 루카에게 성찬례는 바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장소이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루카 24,30-31 참조) 이제부터 제자들에게는 매일 빵을 떼어 나누는 곳이 그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알아보는 곳이다.
빵을 나눌 때마다 즉, 성찬례 때마다 제자들에게 빵을 떼어주시고 당신 사랑을 보여주신 바로 그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현존을 늘 기뻐했다. 초대 교회 교우들은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집 저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했다.”(사도 2,46-47 참조)
루카 복음사가는 성찬례를 예수님이 사람들과 함께하시고 하느님의 자비와 인간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신 숱한 식사의 연속이라 보았다. 성찬례는 그리스도께서 친히 우리 가운데 다시 계시는 것이다. 그분은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 삶을 해석하신다.
실망과 좌절 속에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였다. 특별히 빵을 떼어 나누어 주실 때에 그분을 알아뵈었다. 두 제자는 오늘날 우리가 거행하는 성체 성사(미사 전례)의 두 가지 핵심적 요소 즉, 말씀과 성체를 체험하였다.
예수님은 주일 전례 때 우리에게 성경의 참의미를 설명해주신다. 공동체의 지도자(사제)는 그분의 이름으로 그 일을 대신한다. 주일 모임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설명하는 것은 우리가 주님을 알아보고 그분 사랑의 계획을 발견하도록 도와준다.
부활하신 주님은 교회의 성사에서, 특별히 미사 성제 중에 거행하는 말씀 전례와 성찬 전례를 통해 오늘날에도 구원의 역사를 계속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