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아 훈화(2023년 4월)
나를 낮추며 살아갑시다.
창세기 11장에 바벨탑 이야기가 나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알리려 높은 탑을 쌓았고
그들의 명성을 드높이려 했습니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들의 말을 뒤섞으셨고, 결국 탑을 쌓는 일은 중단됩니다.
사람들은 자신을 높이고 이름을 날리려 했지만,
하느님은 교만에서 비롯된 그 행동을 인정하지 않으셨습니다.
‘바다가 모든 강의 으뜸이 되는 것은 가장 낮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을 낮추는 것은 매우 큰 덕임을 이 사건을 통해서도 알게 됩니다.
예수님은 겸손과 낮춤의 덕을 확실히 보여주셨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필리 2,6-8) 라는
필리피서 말씀처럼 주님은 겸손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보여주셨습니다.
내가 나를 조금 낮추는 것도 힘든데,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낮춤입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낮추신 예수님을 하느님은 최고의 자리에 올리셨습니다.
‘높이다.’는 글자 중에 첫 글자인 ‘높’자를 180도 돌리면 ‘푹’자가 됩니다.
자신을 높이는 사람은 푹 꺼지게 되고,
자신을 낮추는 사람은 오히려 높아지게 됩니다.
나를 낮추어 주님을 높이고,
낮은 자리에서 큰 바다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