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4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님을 믿고 따르는 우리는 사랑의 눈, 영의 눈 뜨기를 갈망해야 합니다. 주일 복음서에서 나면서부터 눈이 먼 사람이 실로암 못에 가서 눈을 씻어 육의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님과 말씀을 통하여 영의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지금 여러분의 눈은 어떤가요? 혹시 의심, 불만, 자만, 교만, 편견, 자기만의 눈으로 닫혀 있지는 않습니까? 욕심과 무지, 상식과 유한의 세계 안에 닫힌 가운데 스스로 잘 보인다고 말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어느 의사의 이야기입니다. 언젠가부터 오후 3시쯤이 되면 그의 눈앞이 흐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보이지 않게 된 것입니다. 캄캄하게 보이지 않다기보다는 뿌옇게 안 보였습니다. 나이가 들면 노안이 와서 사물을 멀리 놓아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사는 30대 초반의 청년, 젊은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왜 자신에게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자기의 내면을 살펴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자기 마음을 낱낱이 살펴보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보이지 않는 증상은 환자를 좋아하지 않는 마음 때문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아침부터 종일 찾아오는 아픈 사람들, 그들을 마주하는 시간을 거부하는 마음이 그 눈에 나타났던 것입니 주님의 말씀을 따를 수 있는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우리는 우리 영을 눈멀게 하는 온갖 종류의 어둠과 유혹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 안에서 새롭게 눈을 떠, 이름만의 신앙인이 아니라 진짜 참된 신앙인이 되는 기적을 체험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다. 환자들을 좋아하고 사람들을 좋아한다고 믿었던 젊은 의사는 사실은, 사람을 싫어하고 환자들을 보기 싫어한다는 자신의 본모습, 그 내면을 인정하고 나서 다시 눈이 밝아졌습니다. ‘좋은 의사’라는 허울을 벗으니 ‘진짜 의사’가 된 것이다.
사순 시기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며 우리의 닫힌 눈, 영적인 눈을 뜨고 주님께로 우리의 발걸음을 옮기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닫혔던 육신의 눈, 마음의 눈은 저절로 떠지지 않습니다. 영적인 실로암 연못, 곧 하느님으로부터 보냄을 받으신 분인 예수 그리스도, 실로암 자체이신 주님께 가서 우리 마음의 눈을 씻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실로암 못으로 가서 씻어라.’하고 말씀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따를 수 있는 굳은 믿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우리는 우리 영을 눈멀게 하는 온갖 종류의 어둠과 유혹에서 해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 안에서 새롭게 눈을 떠, 이름만의 신앙인이 아니라 진짜 참된 신앙인이 되는 기적을 체험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