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묵상
2023.03.18 07:41

사순 제4주일 복음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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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4주일 

✠ 요한복음 9,1-41

 
"제가 씻었더니 보게 되었습니다."(9,15)

 
오늘 독서들의 주제는 <보는 것>입니다.


제가 많이 존경하는 김수업선생님의 책 "우리말은 서럽다."에서 <보다>를 너무 멋지게 풀이해 놓았습니다. 우리말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잘 풀이해 주고 계십니다. 모두에게 권해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그중 아주 조금만 옮겨 보면 이렇습니다.


『사람이 누리를 받아들이는 몸의 창문을 다섯가지로 꼽는다. 눈, 귀 코, 입 그리고 살갗이다. 이 창문들 중에서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창문은 눈='보다'이다...... 


겉모습을 겨냥하는 <보다>가 열일곱가지가 있는데 보는자리를 안과 밖으로 나누면, 내다보다 , 들여다보다, 넘어다보다. 넘겨다보다. 높낮이로 나누면, 바라보다. 굽어보다. 쳐다보다. 도두보다, 마음의 높낮이에 따라서는 우러러보다, 낮추보다, 깔보다.


겉모습뿐 아니라 속살까지 겨냥하는 보다도 여러가지가 있다. 거들떠보다. 훒어보다, 눈여겨보다, 살펴보다, 뜯어보다, 따져보다, 헤아려보다, 겉모습에서 속살과 속내까지 온전히 하나로 보아내는 '알아보다.'가 있고 '알아보다'의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키워 나가면 '뚫어보다',  더 나아가 '꿰뚫어보다'에 다다른다. 이를 모두 다합하면 스물일곱가지가 된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보실 때(1독서 7절) 어떻게 보시는지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되겠지요!

본론에 들어가기도 전에 말이 너무 많았나요? 조금만 참아주셔요!!


오늘 복음 단락에서는 등장인물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주요인물은 세 사람입니다. 첫째로는 예수님 그 다음은 반대자들, 끝으로 치유받은 소경.


오늘 눈을 뜨게 된 소경은 다른 기적 이야기에서와는 달리 그가 예수님께 청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그를 먼저 보십니다.


이때 제자들이 묻습니다. "누구의 죄때문에?" 그 당시 이스라엘인들 사이에 퍼져있던 사고방식을 잘 나타내주는 질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불행을 보면 그 원인에 대해서 알려고 하지마라. 불행은 오히려 하느님께서 당신의 일을 드러내시는 자리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 사실을 드러내시려 하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왜 그렇게 하셨는지 잘 알수 없지만 예수님께서는 평소와는 달리 그 소경에게 진흙을 개어 바르시고 못에가서 씻으라 명하십니다.


안식일을 고의적으로 거스르는듯 보입니다. 과연, 이것이 율법학자, 바리사이들에게 걸림돌이 됩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기적은 예수님이 하느님께로부터 오신 분임을 드러내줍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안식일법을 어기시는 것을 보면 죄인일 수 밖에 없다는 그들의 고정관념 때문에 갈등 상황에 놓이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을 단죄할 것인가 ?하느님께로부터 오신 분으로 맞아들일 것인가?!


그들은 안타깝게도 단죄를 선택합니다. 그래서 너무나 뚜렷한 사실(기적)을 부정하고 맙니다. 그들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예수님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들이 누리는 기득권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굳이 부정하기를 고집합니다.

  진실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폭력과 위협이란 도구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소경은 이들과는 정반대의 태도를 취합니다. 바리사이들은 안다고(세 번 16, 24, 29절)한 반면에 그는 모르고 있다(세 번 12, 25, 36절 )고 인식하고 맞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봅니다. 처음에는 예수라는 이름을 가진 한 '사람'으로 보았고(11절), 그 다음에는 예언자라 하고(17절), 끝으로는 하느님께서 보내신분(33절)으로 고백합니다.


소경은 눈을 떴을 뿐 아니라 빛이신 예수님을 맞아들임으로써 참으로 보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빛이 없다면 볼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빛을 거부하는 이는 어둠 속에 남아 있습니다. 자신을 가두어 두는 어둠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빛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그래서 결코 어둠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너희의 죄는 그대로 남아 있다."(41)


우리의 마음 속까지 꿰뚫어보시는 하느님께 우리의 그늘진 어둠을 숨기지맙시다. 우리의 어둠 속으로 빛이신 그분을 모셔들입시다. 그분 말씀의 빛이 내 삶을, 내 안을 비추도록 합시다. 그러면 비로소 보게 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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