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재무부 장관을 임명할 때입니다. 그때 비서실과 많은 사람이 아주 훌륭한 분을 추천하였는데 대통령이 거절하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가 못생겼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통령에게 얼굴 생김새를 가지고 유능한 각료를 임명하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사실 대통령도 잘생겼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통령은 전혀 다른 말을 했답니다. “그 나이에는 자기 얼굴에 대하여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입니다. 자기 얼굴은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인데, 자기 얼굴에 마음이나 심성이 그대로 표출되기 때문입니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이라는 말은 <교묘한 말과 보기 좋게 꾸미는 얼굴빛>이라는 공자의 말입니다. 말을 잘하고 안색을 꾸며 남의 비위를 맞추기만 하는 사람은 인자하지 못하다는 공자의 말입니다. 오늘 제자들 앞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완전히 변해서 정말 하느님의 모습으로 변하십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얼굴을 보여주심> 즉 ‘현성용’(顯聖容)이라 하는데, 이는 하느님의 모습을 상상할 수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자들 앞에서 당신의 모습을 보여주심과 같이 언제나 우리에게 당신의 참모습을 전부 드러내 보여주시지만 우리는 알아보지 못하고 살고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고 싶다고 몸부림치면서 언제나 주변만 맴도는 바보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주님을 닮아가려고 노력하는 신앙인들입니다. 우리가 주님을 뵙고 또 그분을 닮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오늘 성서의 말씀대로 그분의 말을 들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그분의 뜻에 맞게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으며 우리도 그분을 닮은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때만이 우리도 그리스도인으로 책임 있는 얼굴 모습을 하며 이 세상에서 주님의 증인으로 주님을 보여주는 삶을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 거룩한 사순시기 주님을 닮아가며 우리의 얼굴에서 주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주님 말씀을 묵상하며 지내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