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지구적인 인구는 80억 명을 넘어섰습니다. 1만 년 전 지구생태계의 전체 생물종 중 야생동물이 99%, 인류가 1%를 차지했었던 것에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현재는 전체 생물종 중 야생동물이 2%에 그치고, 인류와 가축이 98%를 차지합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발달된 과학 문명은 그 어떤 시기보다 인류의 평균 수명 연장과 풍요로운 삶이 가능토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놀라운 과학 기술이 현재 인류의 삶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풍요로운 삶의 놀라운 이면에는 과도한 에너지 사용과 무분별한 소비 생활이 있습니다. 과도한 탄소배출에 따른 지구온난화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지금 같은 추세로 가면 생태계는 물론이고 인류 또한 멸절의 위기에 놓인다는 것이 과학계의 연구 결과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어떤 것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기후위기 속에 탄소중립만이 생존의 방법임을 알고 파리기후협약을 맺었음에도 불구하고, 말로만 탄소중립 정책을 발표하고 실행에 옮기지 않는 국가들의 태도는 너무나 무책임합니다. 반면 독일과 북유럽 국가 등 혁신을 주도하는 국가들의 경우 전 세계가 참고할만한 놀라운 점들이 있습니다. 시민들이 친환경 재생 에너지전환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지원하는 정책들이 눈에 띕니다. 이 나라들은 시민들이 참여하는 에너지협동조합이 발달해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 정부들이 비용문제로 주저하는 사이에도 시민들을 중심으로 에너지협동조합을 통한 에너지전환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탄소중립은 기후위기 시대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지상과제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꼭 이루어야 하는 것이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입니다. 국가 주도의 에너지전환정책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여러 형태들, 특히나 지역의 에너지협동조합을 통한 에너지전환운동이 절실한 때입니다. 우리 한국천주교회도 대전교구를 시작으로 수원교구, 전주교구가 태양광발전소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협동조합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교회 내의 탄소중립을 위한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정파적인 논리로 확산된 가짜 뉴스와는 달리 태양광패널은 빛 반사율이 의류보다 낮은 5% 미만이고, 카드늄과 같은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기후위기 시간표에 맞춰 2030년 45% 탄소감축과 2040년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해 빠른 시간에 효과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이 바로 태양광발전소입니다. 경제성도 있습니다. 그리고 20∼30년 이후 효율성이 떨어진 태양광 패널은 재활용처리할 수 있는 광역별 센터가 충북 진천과 전남 나주에서 운영 중입니다. 유럽연합처럼 80% 이상 재활용, 재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시흥시에 위치한 목감성당은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고, 생산할 수 있는 제로에너지건물을 염두에 두고 건축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이제는 성당 건물에도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적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세상이 올 것을 기대해 봅니다. 교우들과 수도자, 성직자를 포함한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적극적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참여해야 탄소중립을 통한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기도하며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우리 지역에 있는 에너지협동조합에 관심을 갖고 활동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