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2주일
✠ 마태오복음 17,1-9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
우리의 삶은 의식을 하거나 안하거나 상관없이 어떤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각 사람은 마음에 품고 있는 야망, 이상, 계획들을 이루어내려고 앞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제대로 방향을 찾는 일입니다. 이 방향은 한 번 방향을 정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방향이 비뚤어지지 않도록 거듭 살펴보고 거듭 선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순절은 부활을 향해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부활은 한해 전례력의 정점이며 수많은 선택들로 도달하게 되는 우리 삶의 마지막 의미입니다.
우리들의 삶에는 고통이, 어려움이 찾아들고 유혹의 손길이 뻗치게 마련입니다. 그런 순간, 하느님조차 멀리 계시는 듯, 아니 계시는 듯합니다.
이런 하느님의 침묵은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방황하게 할수 있습니다.
하느님을 선택하고 그분께 자신을 내맡기기로 결정한 우리들은 이때야말로, 자신이 선택하여 걸어가고 있는 이 삶의 멋진 해피엔딩을 믿어야 할 때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들이 따라나설 때 가지고 있었던 기대와는 너무나 상반되는 길을 제시하시는 예수님의 수난예고, 또 점점 무르익어가는 음을한 분위기에 혼란을 겪습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변모는 바로 이 위기점에 일어납니다. 한 순간이나마 당신의 영광의 눈부신 빛을 맛보게 하십니다.
이 광경에서 등장하는 빛, 구름은 구약성경에서부터 하느님의 현현을 나타내는 표징이었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의 빛에 싸인 예수님의 모습을 잠시 보여주심으로써 예수님의 수난, 십자가는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엿보게 해줍니다.
예수님의 변모를 보면서 황홀감에 젖어있던 제자들에게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습니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5)
<예수님을 들어라, 즉, 따라라, 순종하라 ... 십자가에 이르기까지!> 이것이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그분을 듣는 것이 방향을 잃지 않는 비결입니다. 최종 목적지까지 우리를 데려다줄 방향키입니다.
부활에 이를 때까지 사순절의 여정을 걸어가면서 우리가 해야할 첫번째 일은 그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내 삶의 현장에서 그분께서 가시는 길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나에게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나의 삶 안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 자문하고 주님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보아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