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43호 2023. 2. 5 
글쓴이 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제31차 세계 병자의 날(2023년 2월 11일) 담화 (요약)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
연민은 치유의 시노달리타스 실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질병은 우리의 인간적 상황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고립되고 버려진 채로 겪는다면, 돌봄과 연민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질병은 비인간적인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이들과 함께 여정을 걸어갈 때에 누군가 아픔을 느끼고 누군가 피로 또는 그 길에서 일어나는 사고로 멈추어 서야 하는 것은 유별난 일이 아닙니다. 그렇기에 온 교회가 시노달리타스의 길을 걸어가는 가운데 제31차 세계 병자의 날을 맞이하여, 우리가 특히 취약함과 질병의 체험을 통하여 친밀함과 연민과 자애로, 곧 하느님의 방식으로 함께 걸어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성찰하도록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새롭게 읽어 보도록 권고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이 비유와 오늘날 형제애를 거부하는 여러 방식들은 깊이 맞물려 있습니다. 특히 두들겨 맞고 강도를 당한 한 남자가 길가에 버려져 있는 모습은 너무도 많은 우리 형제자매들이 가장 도움이 필요한 때에 버려져 있는 상황을 나타냅니다.

 
   여기에서 고독과 버려짐의 상황에 대한 인식이 특히 중요합니다. 이러한 형태의 참혹함은 다른 어떤 불의보다 더 쉽게 극복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참혹함을 없애는 데에는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연민의 마음으로 움직이는 짧은 시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신실하고 종교적이라고 여겨지는 두 행인이 다친 사람을 보고도 멈추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 번째 행인 곧 경멸받는 이방인인 한 사마리아인이 연민으로 마음이 움직여 길 위의 낯선 이를 형제로 여기고 돌보아 줌으로써 변화를 일으키고 세상을 더욱 형제적인 곳으로 만듭니다.

 
   세계 병자의 날은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친밀함과 기도로의 초대입니다. 사실 착한 사마리아인 비유의 결론은 얼굴을 마주한 만남에서 시작한 형제애의 실천이 어떻게 조직적인 돌봄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제시합니다. 여관, 여관 주인, 비용 그리고 추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약속(루카 10,34-35 참조) 등의 요인은 모두, 세상 모든 곳에서 날마다 악을 마주하는 선을 지키는 의료인, 사회복지사, 가족 구성원, 그리고 자원봉사자의 헌신을 가리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을 겪으면서 우리는 보건 의료와 관련 연구 분야에서 날마다 종사하는 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그러나 이토록 거대한 집단적 비극에서 벗어나기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감사는 기본적이며 적절한 의료 서비스에 대한 각 사람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모든 나라에서 전략과 자원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행위와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마리아인은 여관 주인에게 “저 사람을 돌보아 주십시오.”(루카 10,35) 하고 요청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저마다에게도 같은 요청을 하십니다. 그분께서는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루카 10,37) 하고 이르십니다. “우리는 사랑 안에서만 달성되는 충만함을 위하여 빚어졌습니다. 고통 앞에서 무관심한 삶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이 아닙니다.”(『모든 형제들』 68항)

 
   병자의 치유이신 성모 마리아께 전구를 청하며 병자 여러분 모두를 맡겨 드립니다. 또한 가정에서, 일, 연구 또는 자원봉사를 통하여 그들을 돌보는 여러분과 형제애의 개인적, 교회적, 시민적 유대를 맺기 위하여 헌신하는 이들인 여러분을 맡겨 드립니다. 모든 이에게 진심 어린 교황 강복을 보냅니다.


 
로마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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