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의 일곱째 담론
1. 욥이 말을 받았다.
하느님의 부재
2. 오늘도 나의 탄식은 쓰디쓰고 신음을 막는 내 손은 무겁기만 하구려.
3. 아, 그분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알기만 하면 그분의 거처까지 찾아가련마는.
4. 그분 앞에 소송물을 펼쳐 놓고 내 입을 변론으로 가득 채우련마는.
5. 그분께서 나에게 어떤 답변을 하시는지 알아듣고 그분께서 나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하련마는.
6. 그분께서 그 큰 힘으로 나와 대결하시려나? 아니, 나에게 관심이라도 두기만 하신다면.
7. 그러면 올곧은 이는 그분과 소송할 수 있고 나는 내 재판관에게서 영원히 풀려나련마는.
8. 그런데 동녘으로 가도 그분께서는 계시지 않고 서녘으로 가도 그분을 찾아낼 수가 없구려.
9. 북녘에서 일하시나 하건만 눈에 뜨이지 않으시고 남녘으로 방향을 바꾸셨나 하건만 뵈올 수가 없구려.
하느님의 현존
10. 그분께서는 내 길을 알고 계시니 나를 시금해 보시면 내가 순금으로 나오련마는.
11. 내 발은 그분의 발자취를 놓치지 않았고 나는 그분의 길을 지켜 빗나가지 않았네.
12. 그분 입술에서 나온 계명을 벗어나지 않았고 내 결정보다 그분 입에서 나온 말씀을 더 소중히 간직하였네.
13. 그러나 그분은 유일하신 분, 누가 그분을 말릴 수 있으리오? 그분께서 원하시면 해내고야 마시거늘.
14. 나에 대해 결정하신 바를 마무리하시리니 이런 일들이 그분께는 많기도 하다네.
15. 그러니 그분 앞에서 내가 소스라치고 생각만 해도 그분을 무서워할 수밖에.
16. 하느님께서는 내 마음을 여리게 만드시고 전능하신 분께서는 나를 소스라치게 하신다네.
17. 정녕 나는 어둠 앞에서 멸망해 가고 내 앞에는 암흑만 뒤덮여 있을 따름이네.
욥기 24장
사회의 불의
어찌하여 전능하신 분께는 시간이 없단 말인가? 어찌하여 그분을 아는 이들이 그분의 날을 보지 못하는가?
2. 사람들은 경계선을 밀어내고 가축 떼를 빼앗아 기르며
3. 고아들의 나귀를 끌어가고 과부의 소를 담보로 잡는데.
4. 가난한 이들을 길에서 내쫓으니 이 땅의 가련한 이들은 죄다 숨을 수밖에.
5. 그들은 광야의 들나귀처럼 먹이를 찾아서 일하러 나가네. 그들에게는 사막이 자식들을 위한 양식이 있는 곳.
6. 그들은 들에서 꼴을 거두어들이고 악인의 포도밭에서 남은 것을 따 들이네.
7. 알몸으로 밤을 지내네, 옷도 없이, 추위에 덮을 것도 없이.
8. 산의 폭우로 흠뻑 젖은 채 피할 데 없어 바위에 매달리네.
9. 그들은 아버지 없는 자식을 젖가슴에서 빼ᄋᆞᆺ아 가고 가련한 이가 위에 걸친 것을 담보로 잡는다네.
10. 그들은 알몸으로 옷도 없이 돌아다니고 굶주린 채 곡식 단을 나르며
11. 돌담 사이에서 기름을 짜고 목마른 채 포도 확을 밟는다네.
12. 성읍에서는 사람들이 신음하고 치명상을 입은 이들이 도움을 빌건만 하느님께서는 이 부당한에 관심도 두지 않으시는구려.
빛의 적들
13. 이들은 빛의 적이 된 자들, 광명의 길에 익숙하지도 않고 그 행로에 머무르지도 않는다네.
14. 살인자는 새벽같이 일어나 가련한 이와 가난한 이를 살해하고 밤에는 도둑처럼 된다네.
15. 땅거미가 지기를 노리는 간음자의 눈, ‘어떤 눈도 나를 못 보리라.’ 생각하며 얼굴에 가리개를 쓰네.
16. 도둑은 어둠 속에서 남의 집에 침입하고 낮에는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니 빛을 알지 못한다.
17. 저들 모두에게는 아침도 암흑이니 암흑의 공포에 익숙하기 때문이네.
악인의 운명
18. 그는 삽시간에 물 위로 떠내려가고 그의 토지는 이 땅에서 저주를 받아 그는 포도밭 가는 길에 들어서지도 못하네.
19. 가뭄과 더위가 눈 녹은 물을 빼앗아 가듯 저승도 죄지은 자들을 채 가 버리네.
20. 모태조차 그를 잊고 구더기가 그를 빨아 먹네. 아무도 그를 더 이상 기억하지 않으리니 불의가 나무처럼 부러지네.
21. 그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인을 착취하고 과부에게 선행이라고는 베푼 적이 없기 때문이지.
22. 그분께서 힘 있는 자들을 당신 권능으로 오래 살게 하시어 그가 번창한다 해도 제 생명에는 자신이 없다네.
23. 그를 편안하게 하시어 그가 힘을 얻고 그분의 눈이 그의 길을 살피시어
24. 이런 자들이 높아진다 해도 조금 뒤에는 이미 없어지고 땅에 떨어져 풀처럼 오그라들며 이삭 끝처럼 메말라 가네.
25. 그렇지 않은가? 그렇다면 누가 나를 거짓말쟁이라 하고 누가 내 말을 무효로 만들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