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736호 2022. 12. 18 
글쓴이 손삼석 주교 
2023년 부산교구 사목지침 “친교와 말씀의 해” 해설 (Ⅲ)

 
손삼석 요셉 주교 / 천주교 부산교구장


 
   2023년 사목지침의 세 번째 실천 사항은 ‘세상과 친교하기’입니다. ‘세상과 친교하기’는 무엇보다도 날마다 파괴되는 환경과 인간의 이기심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살리자는 운동에 동참하는 것입니다. 이는 2022년 사목지침의 ‘지구와 함께’라는 실천 사항의 연속이기도 합니다.
 
   2015년에 반포하신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의 회칙’인 『찬미받으소서』는 전 세계 정치, 종교 지도자들과 모든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러일으켰고, 환경 오염의 심각성에 대한 경종을 울렸습니다. 우리 교구에서도 지난 1년간 주보와 홈페이지를 통해 이 회칙을 소개했고, 각 항을 여러 봉사자들의 목소리로 들려드렸습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아직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 지구의 환경 오염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지구의 미래는 ‘1.5도’라는 임계선을 지키느냐, 지키지 못하느냐에 따라 ‘발전이냐 파멸이냐’가 결정됩니다. 이것은 상상이나 가정이 아닙니다. 모든 과학자들이 뚜렷한 과학적인 증거를 가지고 제시한 것이고, 모든 나라가 명백한 사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현재 지구 온도 상승이 산업화 이전 대비 ‘1.1도’ 수준이고 1.5도를 향해 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이런 지구의 위기를 공감한 195개국 대표들이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모여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기 위해 ‘기후 변화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파리 기후 협약’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선진국들과 거대 기업들의 비협조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 이후 2018년 10월 8일 인천 송도에서 열렸던 제48차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총회에서 세계 각국의 과학자들은 『1.5도 특별 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앞으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이 섭씨 1.5도를 넘지 않도록 촉구하였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 세계 이산화 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퍼센트로 줄여야 하며, 2050년에는 순 배출량이 제로에 도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교황청은 2020년 5월 24일부터 2021년 5월 24일까지 한 해를 『찬미받으소서』 특별 기념의 해로 선포하고, 2022년부터는 『찬미받으소서』가 제시하는 통합 생태론의 정신에 따라 온전히 지속가능한 세계로 나아가는 7년 여정을 출범하자고 요청하였습니다. 한국 주교단에서도 2020년 10월 추계정기총회를 마치면서 특별사목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를 발표하고 “한국천주교회도 보편교회와 한마음으로 7년간의 생태적 희년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이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회칙과 교서를 발표하고, 세계 여러 국가들이 모여 회의를 열며, 국내외에서는 환경단체들이 환경 개선 세미나와 여러 활동을 통해 ‘생태적 회개’를 촉구하지만, 눈에 드러나는 효과는 아직도 미미합니다. 지난해에 우리는 기후 변화와 그 심각성을 직접 체험했습니다. 폭염, 가뭄, 폭우, 거대한 산불 등 이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이런 체험 이후 도처에서 ‘기후 위기, 기후재앙’이라는 말이 터져 나왔지만, 막상 일상에서는 실감하지 못하고 세상은 마치 변함없이 흘러가는 것만 같고, 특별한 위기도 느끼지 못하는 듯합니다. ‘왜 우리는 바뀌지 않는가?’ 이것이 문제입니다. 그러면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이며, 나 혼자 무엇을 한다고 해서 과연 도움이 될까?’하는 생각도 합니다. 굉장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생각입니다. 우리가 함께 일어선다면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을 식별하고, 변화를 향한 길을 찾으며, 그 진정한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다. 2020년 한국주교회의 특별사목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가 강조한 것은, “생태적 회개는 현시대가 우리에게 절박하게 요청하는 시대적 징표이며, 피조물 안에서 울부짖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구체적으로 참여하는 사랑의 행동”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특별사목교서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생태적 회개가 단지 ‘환경 보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교회의 모든 사목 분야에서 사랑의 복음을 실천하는 적극적인 신앙 행위로 승화되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끝을 맺습니다. 
 
   교구 사목지침 실천 세 번째 실천 사항에는 간략하게 제시했지만, 우리들이 실천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우리 모두 적극적으로 동참하도록 합시다. 
 
   ‘청소년의 해를 준비하며’에 대한 실천 사항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를 통해 상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 사목지침 해설 연재를 마칩니다. 교구 홈페이지에서 다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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