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손을 잡는다는 것은 너와 나는 하나라는 표시가 될 수 있습니다. 아니면 최소한 너와 나는 적이 아니라는 표시임은 분명합니다. 손을 잡는 것이 이런 의미를 지닌 것이기에 우리가 함께 손잡아야 할 상대가 있고, 절대로 손을 잡아선 안 되는 상대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강도와 손을 잡을 수 없고 사기꾼과 손을 잡아서도 안 됩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우리가 그들과 한편이라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반면에 손 한번 잘 잡아서 노벨상을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1979년에 노벨 평화상을 받은 성녀 마더 테레사 수녀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 연유를 살펴보면, 그녀가 18세 되던 해의 일입니다. 자기 일생을 오로지 예수님께 바치기로 작정하고 유고슬라비아의 스코피에에 있던 자기 집을 막 떠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신심이 깊은 그녀의 어머니는 두 눈 가득 눈물을 머금고 목멘 음성으로 간곡하게 부탁을 했습니다.
“얘야, 예수님의 손을 꼭 붙들고 있어야 한다. 네 손도 예수님의 손처럼 되도록 노력해라.” 마더 테레사 수녀님은 평생 이 어머니의 마지막 부탁 말씀을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기쁠 때나 슬플 때, 고단할 때나 어려울 때, 젊어서나 늙어서나 가리지 않고 언제나 예수님의 손을 꼭 붙들고 살았고, 아울러 자기의 손이 예수님의 손과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다짐하며 지냈던 것입니다. 이런 마음이 아니고서야 어찌 “인간 지옥”이라고 불리는 인도 켈커타의 빈민굴에서 평생토록 그들과 더불어 살면서 진심으로 그들을 도울 수가 있었겠습니까!
대림 제3주간,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우리는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성탄축일을 지내게 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어 당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하느님이십니다. 우리도 이제는 예수님의 손을 잡고 예수님과 함께 사랑의 길을 걸어가야 하겠습니다. 그러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보다도 먼저 그분의 자비로운 마음을 본받아야 할 것이며, 이웃들에게 손을 내어 줄 수 있는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성녀 마더 데레사 수녀님과 같이 우리가 예수님의 손이 되어 여러 가지 일로 힘들어하는 우리 이웃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때만이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의 손을 잡을 수 있는 진정 아름다운 성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손이 예수님의 손처럼 될 수 있도록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풀며 성탄의 막바지를 준비하는 아름다운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