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제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대림 제2주간을 맞이하여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에게 교회는 ‘회개하라’고 그 옛날 세례자 요한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외친 음성을 다시 들려주고 있습니다. 회개는 단순히 잘못을 뉘우치는 ‘생각’이 아니라 잘못된 길에서 되돌아서서 바른길로 걸어가는 ‘행동’인 것입니다.
하루는 성인 바실리우스가 성령에 사로잡혀 기이한 환시를 보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 깨진 항아리에 물을 쏟아붓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물을 부었으나 밑으로 다 새 나가 항아리에 반도 차지 않았습니다. 그때 천사가 나타나 설명해주었습니다. “이 사람은 가장 미련한 사람이다. 마음에 굳은 결심이 없어서 한 가지 착한 일을 하고는 이어서 한 가지 악한 일을 하니 먼젓번의 선한 일은 없어지고 끝내 무용한 일이 계속되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 사람을 보니 그는 산 위에서 나무를 베고 있었는데 이미 자기 힘으로는 질 수 없을 만큼 무거운 짐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천사는 또 설명해주었습니다. “현재 자기가 가지고 있는 많은 악을 그대로 두고 다만 다음에 회개하고 고치겠다고 하는 가장 미련한 사람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잘못을 저지르면 곧 회개하고 돌이켜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미련한 사람은 잘못을 회개하지 않고 계속 반복하여 저지릅니다. “개가 게운 것을 도로 먹듯이 미련한 자는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한다.”(잠언 26,11)라는 말처럼, 미련한 사람은 잘못을 저질러 고통을 겪어도 그 고통이 지난 다음에는 다시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것입니다. 사실 자신의 결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뉘우치며 새롭게 출발한다고 하는 것은 정말 큰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성령으로 새롭게 태어난 사람들입니다. 우리 안에는 우리를 이끄시며 새로운 길로 힘차게 걸어갈 힘을 주시는 성령이 존재하시며 활동하고 계십니다. 우리 한 주간 용기를 가지고 우리 자신을 한 번 되돌아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미련한 자들처럼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결심합시다. 분명 우리 안에 계시는 성령께서 우리를 도와주시며 그렇겐 할 힘과 용기를 심어주실 것입니다. 이 한 주간이 여러분 모두에게 더 큰 은총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