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6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순교자 성월을 마무리하며 선교 사업의 수호자이신 성녀 소화 데레사의 축일과 함께 묵주기도 달이며, 동시에 전교의 달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열다섯의 어린 나이에 리지외의 가르멜 수도원에 들어가, 결핵을 앓다가 1897년 스물넷의 젊은 나이에 ”하느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선종하신 성녀는 짧은 기간의 수도 생활이었지만 일상의 단순하고 작은 일에 충실하며 죄인들의 회개를 위하여, 그리고 사제들, 특히 먼 지역에 가서 선교하는 사제들을 위하여 끊임없이 기도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작은 꽃이라는 뜻으로 ‘소화(小花) 데레사’라고도 불리는 성녀는 하느님을 온전히 사랑하며 매일의 삶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함으로써 작은 길을 통해서도 성화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줬습니다. “나는 모든 황홀한 환시보다도 숨은 희생의 단조로움을 선택합니다. 사랑을 위해서 핀 한 개를 줍는 것이 한 영혼을 회개시킬 수 있습니다.”라고 성녀의 말씀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우리의 일상의 삶을 어떠한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를 잘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로이스는 직물 짜는 소녀였습니다. 그녀가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길을 걷던 한 나그네가 로이스 쪽으로 다가오며 물었습니다. 『무엇을 하시는 건가요?』 『양탄자를 짜고 있습니다.』 그는 이상한 듯 되물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무슨 연유로 이런 이상한 무늬의 양탄자를 짜시는 겁니까?』 그때 로이스는 알아들었다는 듯 생긋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아저씨, 이쪽은 뒷면이에요. 제가 앞면을 보여 드릴게요.』 그리고 로이스는 조심스럽게 그 양탄자를 뒤집었습니다. 그러자 그곳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가장 귀한 것을 주시려고 양탄자를 짜듯 정성껏 계획을 세우고 계십니다. 양탄자의 뒷면만 보고 하느님을 원망하지 맙시다. 하느님의 뜻은 선하시며 기쁨을 주시며 온전하신 것입니다. 성녀와 같이 우리의 일상적인 일, 가장 작은 일들에 충실할 때, 성녀가 말한 대로 길에 떨어진 핀 한 개라도 사랑으로 주울 수 있을 때, 우리는 하느님이 몸소 마련해주신 아름다운 우리 삶의 참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며, 고통과 시련 속에서도 기뻐할 수 있을 것입니다. 10월 묵주기도의 달에 성모님께 장미의 꽃다발을 드리며, 우리의 기도를 통해 어렵고 힘들어 실의에 빠진 이웃들이, 성모님께서 주시는 사랑의 장미 비를 맞아 희망 속에서 기쁨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며 함께 기도합시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