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9월 순교자 성월을 지내면서, 우리 모두가 코로나19의 두려움 속에 있는 이들, 신앙을 등지고 있는 이들, 그리고 신앙을 거스르는 행위를 행위를 하는 이들에게 순교자들이 보여주었던 신앙의 멋스러움과 신앙의 강함을 보여주는 시간을 보냈으면 합니다.그리고 주일 복음을 통하여 우리는 “누구든지 제 십자가를 짊어지고 내 뒤를 따라오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러하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주님의 십자가를 지고 신앙의 강함을 이웃들에게 보여주며 주님을 증거 할 수가 있겠습니까?
미국 독립전쟁 무렵인 1776년에 22세의 젊은 나이로 교수형을 받은 네이턴 헤일은 영국군의 기밀을 훔치다가 들켜서 죽은 미국군 사병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독립할 조국을 위해 내가 바칠 수 있는 목숨이 하나밖에 없는 것이 유감일 뿐이다." 한편 1960년에 소련 상공서 첩보비행을 하다 체포된 프랜시스 파워즈는 소련 정보요원들의 신문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도 이런 짓을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다. 미국 CIA가 강제로 시켜서 했을 뿐이다. 나는 시키는 대로 했던 죄밖에는 없다." 그는 2년 후에 미국에서 잡힌 소련 간첩과 교환되어 살아 돌아왔다고 합니다. 헤일은 비록 죽었지만 미국인들의 가슴 속에 오래 남는 인물이 되었고, 파워즈는 살아 돌아왔으나 환영받지 못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첫 순교자 윤치충 바오로는 “만약에 제가 살아서건 죽어서건 가장 높으신 아버지를 배반하게 된다면 제가 어디로 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증언하며 끝까지 신앙을 지켰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힘들고 어려운 때에 하느님을 저버리지 않는 자세야말로 ‘순교’인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하느님의 말씀만을 신뢰하면서 확신 있게 행동하는 자에게는 극복하지 못할 난관이 없을 것입니다. 고통받는 순간에도 하느님의 말씀을 신뢰하고 믿음을 저버리지 않도록 인도해 주시기를 청하며, 우리의 삶을 통해 신앙의 멋스러움과 강한을 이웃들에게 보여주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