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1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인디언들이 아메리카 서부의 대평원을 거침없이 누비던 시절에 “죽음의 계곡”이라는 골짜기가 있었습니다. 용감한 개척자들, 탐험가들이 말을 달려 이 계곡으로 가기만 하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날쌘 젊은이가 그 이유를 알아보기로 결심했습니다. 인디언들은 그를 말렸지만, 조금도 약해지지 않고 어느 화창한 여름날 계곡을 향하여 말을 달렸습니다. “죽음의 계곡” 근처까지 왔으나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젊은이가 계곡의 굽이까지 왔을 때 두 갈래의 길이 있었습니다. 한 길은 사람이 지나가기에 편한 길이고 다른 한 길은 나무 가시와 덩굴로 무성하게 얽혀진 길이었습니다. 양편 길 모두 계곡 아래 강으로 통하는 길이었습니다. 이 젊은 탐험가의 첫 번째 유혹은 넓고 쉬운 통로를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조심성 있는 젊은이는 나뭇가지를 꺾어 넓은 길 강을 만나는 지점에 던져 보았습니다. 놀랍고 두려운 사실이 일어났습니다. 나뭇가지는 땅속으로 가라앉고 말았습니다. 모래펄이었습니다. 마침내 젊은이는 많은 사람이 돌아올 수 없었던 이유를 알았습니다. 그 넓은 길은 보기에는 쉽지만 죽음의 계곡으로 직통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는 칼을 꺼내어 좁은 길을 막고 있는 가시덩굴들을 잘라내고 강으로 통하는 길을 만들었습니다. 길의 마지막 끝에 통나무가 모래펄 위에 놓인 것을 발견하고 이 통나무를 타고 계곡 건너편으로 안전하게 건널 수 있었습니다.
김동신 작가의 ‘나는 하느님께 마음을 열고 싶습니다’에 이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에게 오는 길은 쉽지 않을 거야. 많은 사람이 넓은 길로 가려고 하지만 나에게 오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이 아닌 좁은 길로 와야 한단다. 하지만 너희가 사는 세상이 끝이 아니란 걸 기억해. 너희가 사는 곳의 끝에서는 나와 함께 할 수 있는 영원한 삶이 있단다. 그곳에 들어가는 문은 아주 좁은 문이지. 하지만 너의 삶 가운데 내가 있다면 그 문을 들어오는 건 결코 어려운 게 아니란다.” 흔히 좁은 길을 고난의 길이라 말합니다. 하지만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걷는 좁은 길이라 해도 그 길을 기쁘게 걷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과 함께 걷는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걸어가십시오. 비록 길은 험하고 좁아도 그 가운데 기쁨을 누릴 것입니다.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희망과 기쁨의 삶을 살아가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