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0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은 “나는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그 불이 이미 타올랐으면 얼마나 좋으랴?”하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이 불은 과연 어떤 불을 말하는 것이겠습니까?
인생은 시련의 연속입니다. 누구나 시련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이들이 시련 앞에 쓰러지곤 합니다. 그러나 개중에는 금세 일어나는 이도 있습니다. 그 가슴에 남다른 불, 꺼지지 않은 불이 있기에 다시 일어서는 것입니다. 모세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80세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기까지 시련과 상처로 무너진 생을 살았습니다. 지독한 실패감 열등감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느님께서 꺼지지 않는 불꽃 가운데 그를 찾아오셨습니다. 그 떨기나무의 불꽃은 이내 모세에게 옮아붙어 그를 다시 일어서게 했습니다. 곧 하느님의 일군으로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
혹시 당신도 인생의 깊은 상처들로 신음하며 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까? 인생의 실패 앞에 한숨만 쉬며 주저앉아 절망의 그림자만을 드리우고 있습니까? 그러하다면 여러분도 주님께서 주시는 불을 받으십시오. 알렉산드리아의 치릴로 성인께서는 주님께서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가져온 불은 복음의 내용이며 그분이 주신 새 계명의 힘, 곧 사랑의 힘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비록 보잘것없는 떨기나무와 같은 우리 존재이지만, 우리가 복음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주님의 새 계명을 실천할 때, 우리는 꺼지지 않는 성령의 불꽃이 우리 안에서 타오름을 느낄 수 있으며 새로운 인생의 길을 힘차게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주님이 주시는 불을 밭아 꺼지지 않는 사랑의 불이 타오르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