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6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이탈리아 중부의 아시시에 가면 아래 도시와 멀리 옆 도시 뻬루지아까지 보이는 도시의 앞부분 언덕 위에 아름다운 성 프란치스코 성당이 있습니다. 이곳은 본래 지형이 높아 처형장으로 많이 사용됐고 사람들에게 ‘지옥의 언덕’이라 불리던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일생을 거룩한 그리스도인으로 청빈, 정결 그리고 순명의 삶을 살았던 프란치스코가 이곳에 묻힘으로 그 위에 성당이 세워지고 후일 ‘천국의 언덕’이라 불리게 됐습니다. 이처럼 거룩한 그리스도인은 지옥의 언덕일지라도 천국의 언덕으로 바꿀만한 선한 영향력을 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우리의 자리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까?
“이런 사람을 아십니까? 친구가 잘될 때 샘내지 않는 사람, 이웃을 위해 나눌 때 인색하지 않은 사람, 자족할 수 있는 사람, 비난당할 때 넉넉히 받아들이는 사람, 잘못은 진실로 사과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사람,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마음 다해 섬기는 사람, 그는 흥하고 나는 쇠하는 물러가는 기쁨을 아는 사람, 언제 어디서든 ‘아멘’으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는 사람, 이런 사람을 아십니까?”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만 있다면, 자신이 서 있는 바로 그곳을 천국으로 바꿔 가는 사람이 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나도 많은 것에 신경을 쓰며 바쁘게 살고 있기에, 정작 하느님의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일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며, 가족들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면서도 가족에게 시간을 내주고 그들의 관심사에 귀를 기울이지는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님은 오늘도 말씀하십니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정말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한 가지가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며, 우리의 삶의 태도를 바꾸어 진정한 사랑을 베풀며 거룩한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