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4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7월 첫 주일의 복음을 통하여 주님께서는 우리를 파견하시며 당신이 얼마나 이 세상을, 아니 바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고 계시는지를 사람들에게 알리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아까워하지 않고 버린 한 젊은 청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천주교인이오?’ 하고 물음에 당당히 저는 ‘그렇소. 나는 천주교인이오.’라고 대답하시며 순교의 길을 가신 김대건 신부님은 오늘의 우리에게 이름만이 아닌 진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느 숲에 흑사병이 유행해 동물들은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동물의 왕인 사자가 비상 회의를 소집했습니다. “하늘이 흑사병을 내린 것은 우리의 죄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 중 가장 죄 많은 자를 희생 제물로 바쳐야 한다. 자, 모두 자기의 죄를 고백하라.” 그리고 호랑이가 제일 먼저 죄를 고백했습니다. “나는 며칠 전 염소를 잡아먹었다.” 그러자 약삭빠른 여우가 거들었습니다. “그것은 죄가 아닙니다. 염소가 너무 많으면 초원이 줄어듭니다. 잘하신 일입니다.” 표범과 늑대와 곰이 차례로 죄를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동물들은 조용히 듣고만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가장 힘이 없고 순진한 노새의 차례였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 남의 밭에서 자란 풀을 몰래 뜯어 먹은 적이 있어요.” 그러자 동물들이 일제히 손가락으로 노새를 가리키며 소리쳤습니다. “유죄!”다.
정의보다 힘, 약자보다 강자가 판을 치는 사회는 부패합니다. 주님은 오늘도 우리를 이 세상에 파견하시며 당신의 보여 주신 그 사랑으로 이웃들 보듬고 모두가 희망 속에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라고 하십니다. 우리가 주님께서 보내 주신 성령의 힘을 우리가 믿고 있다면, 우리의 손길을 통해 성령의 힘을, 사랑의 힘을 이 세상에 보여 줄 수가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가 받은 성령은 비겁함의 영이 아니라 바로 힘과 사랑의 영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성령의 인도를 받아 살아감으로써 이 한 주간 우리도 김대건 신부님처럼 당당하게 이웃들에게 “나는 그리스도인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