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6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예수님께서는 수난을 앞두고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남기고 간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평화” 지금 세상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평화일 것입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발발한 지 벌써 석 달이 되어갑니다. 그로 인해 너무나 많은 사람이 큰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아무리 그럴듯한 이유와 명분을 들이대며 합리화하려고 해봤자, 전쟁의 본질은 ‘힘’과 그 힘이 초래하는 ‘폭력’입니다. 더 센 힘을 가지고 있는 쪽이 그 힘을 이용하여 상대를 억지로 굴복시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드는 겁니다. 그래야 평화가 온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세상 사람들은 평화가 강한 힘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평화”, “주님의 평화”는 다릅니다. 그러하기에 주님은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왜냐면 주님의 평화는 그분의 사랑이 꽃피운 십자가의 영광으로부터 오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다른 이름이 바로 평화이며, 이 사랑은 강한 힘에서가 아니라 용서와 희생과 자기 비움을 통하여 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마음으로 십자가 위에서 패배와 용서, 희생과 낮춤을 통하여 당신의 평화를 남기신 것입니다.
물론 인간적인 힘으로만 주님이 주시는 평화를 누리며 그 평화를 이 세상에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하시기에 주님은 우리에게 도와줄 수 있는 협조자 “성령”을 보내 주신다고 하셨던 것입니다. 초기 제자들이 성령의 도움으로 변화되어 주님 부활의 증인이 되었으며 주님이 주신 사랑과 평화의 사도가 되었습니다. 우리도 성령을 통해서만이 이 세상에 주님이 남겨주신 그 평화를 세상에 증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서 활동하시며 이끌어 주시는 성령의 음성을 따라 살아감으로 세상에 참된 평화와 사랑을 전하는 주님의 작은 도구, 주님의 제자가 될 수 있는 축복된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