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5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옛날에, 소와 사자가 서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둘은 서로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주위의 많은 반대를 물리치고 결혼해 살았습니다. 소는 자기가 좋아하는 맛있는 풀을 매일 사자에게 대접했습니다. 사자는 그것이 싫었지만, 소를 사랑했기 때문에 참고 먹었습니다. 사자 역시 맛있는 살코기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소에게 대접했습니다. 소는 그것을 먹는 것이 크나큰 고역이었지만 사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참았습니다. 그러나 참을성에 한계가 생겼고 결국 둘은 헤어지고 말았습니다. 소와 사자는 헤어질 때 서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난 최선을 다했어.”
주일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하고 하시며, 바로 그런 사랑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라 하십니다. 그런데 주님이 말씀하신 그 사랑은 어떤 사랑을 말하는 것이겠습니까? ‘사랑’이라는 말의 어원에 관한 이야기 중, 이런 말도 있습니다. ‘사’는 생각할 ‘사’(思)를, ‘랑’은 헤아릴 ‘량’(量)을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사랑’이라는 것은 ‘상대방을 생각하고 그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처지를 충분히 이해하는 사랑이 소와 사자에게 있었다면, 둘은 끝까지 사랑하면서 행복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상대방을 헤아리지 않고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사랑하였기에, 최선을 다하기는 했지만, 그 최선이 오히려 최악을 낳았던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주님의 이 새 계명을 어떻게 받아들이며, 또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혹시 우리도 위의 소와 사자처럼 상대에 대한 배려 없이 사랑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그리고 ‘난 최선을 다했어’하고 자신을 정당화하고 있지는 않은지요? 우리의 주님이 당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고 우리와 같은 이간의 모습으로 내려오신 것처럼, 우리도 우리 자신이 아니라 이웃의 마음을 헤아려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