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베드로가 선교하다가 몸과 마음이 아주 힘들어져서 몸져누웠습니다. 한의사가 와 진맥을 하더니 말했습니다. “삼계탕을 먹으면 낫습니다.” 그 말대로 했더니 베드로는 거뜬하게 나았습니다. 사람들이 놀라서 그 용한 한의사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그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베드로가 주님을 부인한 죄책감이 치유되지 않아서 닭이 울 때마다 몸과 마음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더군요. 그래서 그놈의 닭을 잡아먹으면 몸과 마음이 회복될 것 같았습니다.”
주님을 알지 못한다고 시치미를 떼다가 닭 울음소리를 듣고 자신의 배신에 뉘우치며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던 베드로, 아마도 닭이 울 때마다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한 죄책감에 마음이 항상 큰 짐을 짊어진 사람과 같았을 것입니다. 한번 혼나고 나면 속이 시원할 텐데. 이런 베드로에게 그리고 자신을 사지에 홀로 내버려 두고 도망을 쳤던 제자들에게 주님은 아무런 책망도 없이 “와서 아침을 먹어라”하고 초대하십니다. ‘와서 아침을 먹어라’라는 말속에 감춰진 말은 무엇이겠습니까? ‘힘들지?’, ‘너무 죄책감에 시달릴 것 없다’, ‘너희는 나를 버렸지만 나는 너희를 한 번도 버린 적 없다’, ‘예전에 우리가 꿈을 함께 나눌 때 그랬던 것처럼 지금도 나의 꿈으로 너희를 초대한다’라는 말이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주님은 당신을 잊고 혼자서 무엇인가 이루려고 발버둥을 치지만 매번 실패와 좌절 속에 있는 우리에게 사랑으로 다가오시며 “와서 아침을 먹어라.”하고 당신과의 친교로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예수님의 이 초대는 우리가 모든 죄와 상처와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털고 일어서서 새롭게 당신과 함께 새 일을 시작하자는 초대인 것입니다. 그리고 과거 우리의 모든 잘못을 다 잊으시고 그저 사랑을 베푸시는 참으로 자비하신 주님을 체험할 수 있을 때, 우리도 베드로 사도와 같이 “당신을 사랑합니다.”리고 고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비로우신 주님을 체험하며 주님께 사랑을 고백하는 아름다운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