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월터 반게린은 미국의 저명한 작가입니다. 그는 자기 아들과의 다음과 같은 경험을 책에 썼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매튜’라는 아들이 만화책을 무척이나 좋아했는데, 하루는 도서관에서 만화책을 몇 권 훔쳐 왔습니다. 그 사실을 발견한 아버지는 아들을 엄하게 꾸중했고, 그를 도서관에 데리고 가서 책을 반납했습니다. 매튜는 도서관 직원에게도 단단히 꾸중을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이듬해 여름에 아들이 책방에서 만화책을 또 훔쳐 왔습니다. 그리고 그다음 해에도 또다시 만화책을 훔쳐 왔습니다. 이제 아버지는 아들의 문제를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아들의 손을 잡고 서재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매튜야, 아빠는 지금까지 너를 때린 일어 없어. 그러나 오늘은 너에게 도둑질하는 것이 얼마나 나쁜 일인가를 가르쳐 주어야만 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자기의 무릎 위에 구부리게 한 후에 아주 호되게 손바닥으로 다섯 차례 때렸습니다. 아들은 눈물을 흘리며 방바닥을 내려다보고 서 있었습니다. “너는 여기에서 반성하며 혼자 있거라. 아버지는 나갔다가 잠시 후에 들어오겠다.” 아들을 방에 두고 나온 월터는 참을 수 없어 어린아이처럼 울었습니다. 한동안 운 아버지는 세수하고 다시 서재로 들어갔습니다. 여러 해가 지난 뒤, 매튜가 어머니와 둘이서 자동차로 가면서 지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매튜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엄마, 나는 아버지와의 그 일 이후로 다시는 도둑질을 안 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결코 도둑질은 안 할 거예요.” 그래서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그때 아버지에게 매를 맞은 것이 그렇게 아팠니?” 그러자 매튜는 “엄마, 그래서가 아니에요. 나는 그때 아버지가 우시는 소리를 들었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우리를 사랑한 하느님의 사랑의 정점이 드러나는 이 성주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한 주간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고통을 받으시고 십자가에서 돌아가시는 주님의 소리를, 우리를 대신하여 우시는 주님의 울음소리를, 그리고 십자가 위에서 ‘목마르다’라고 절규하시는 그분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우리의 죄를, 세상의 죄를 아파하며 크게 한 번 울어보고 주님과 함께 부활하는 새로운 삶의 기쁨을 준비하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