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5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이곳의 ‘돌’은 특이하게도 베트남에서는 ‘벽돌’로 번역되어있습니다. 나라마다 번역은 다르겠지만 그 의미는 같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나 집단을 향한 비판에 ‘돌을 던지다’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러하기에 현대의 사람들에게는 ‘악성 댓글’이라고 번역을 할 수도 있습니다. SNS라는 문명 뒤에 숨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자신의 편협되고 주관적인 잣대로 상대를 판단하고, 비난하고, 수없이 많은 돌을 던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거칠고 잔인한 돌’입니다. 이러한 시기와 질투의 세상에 그래도 주님께서는 인간의 어두운 과거를 잊고, 밝은 미래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바다 가운데에 길을 내시고 거센 물속에 큰길을 내신 분’ 주님의 사랑은 바다가 되어 인간의 모든 죄를 씻어주실 것입니다. 회개를 하는 사람에게는 주님께서는 따뜻한 포용으로 우리를 맞아주실 것입니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위후에게 죽변이라는 사람을 장군으로 기용하면 좋겠다고 추천했습니다. 자사의 추천을 받은 위후는 죽변의 과거 일을 들먹이며 등용을 거부했습니다. 죽변이 이전에 달걀 두 개를 훔친 적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때 자사는 위후에게 다음과 같이 권면하여 죽변이 중용되게 도왔습니다. “사람을 쓰고 기용하는 일은 목수가 나무를 다루는 것과 같습니다. 나무가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을 때 나쁜 점은 잘라내고 좋은 점을 살리면 좋은 재목으로 쓸 수 있습니다. 나무에 약간의 흠이 있다고 전체를 버릴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달걀 두 개의 일로 사람 전체를 버리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약점 정도가 아니라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도 보지 않으시고 새롭게 시작하는 가능성을 주셨습니다. 남의 결점만 지적하고 비난하는 세상은 미래의 문을 닫는 세상입니다. 간음하다 잡힌 여인의 죄를 묻지 않고 용서하시면서 새로운 삶을 주셨던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며 우리가 새로운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용서는 최고의 사랑입니다. 용서하는 모습이 바로 우리가 매일 바라보는 십자가 위에 계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