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 제3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어느 교회에 개미집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교회 옆의 집수리로 인해 개미집이 무너진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여왕개미는 개미들을 모두 모은 뒤 이야기했습니다. “여러분! 떠나기 전 이제 3일 동안 각자 음식을 준비해오고 가장 값진 물건을 하나씩 가져가도록 합시다.” 그러자 개미들은 저마다 값진 물건을 구했습니다. 금 조각, 예쁜 보석, 작은 장난감 등등. 그런데 모든 개미와 여왕개미의 눈길을 끈 것은 작은 소년 개미가 가져온 실 같은 것인데, 오색찬란한 빛이 반사되어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여왕개미는 소년 개미에게 그것을 어디서 구했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교회 안으로 들어갔을 때 어떤 어른이 기도하고 있었어요. 그분은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며 하느님께 기도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더군요. 그 눈물이 그분의 발아래 있던 머리카락에 떨어지더니 이렇게 아름다운 빛이 났어요.”
요즘 천체망원경을 가지고 별을 관찰하는 사람이 많이 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은 천체망원경의 렌즈가 아니라 회개의 눈물이라는 렌즈를 통해서만 바라볼 수가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서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잘못된 길에서 되돌아오려고 결심하며 흘리는 눈물이야 말고 하느님 자비를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며 우리를 하느님 곁으로 인도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러하기에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며 주님의 품을 다시 찾는 사순시기를 은총의 시기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우리는 교황님의 권고대로 ‘회개하기에 매우 좋은 이 사순시기를 헛되이 보내지 맙시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대로, 우리도 신발을 벗어야 할 것입니다. 인간적인 욕심으로 덮여있는 우리의 마음의 신발을 벗고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회개의 눈물이라는 렌즈를 통해 두 팔 벌리고 우리를 기다리시는 자비하신 주님을 만나 뵐 수 있는 은총의 한 주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