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마리애 훈화
2022.12.02 00:19

2022년 3월14일 사순 제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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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머리에 재를 얹으며 희생과 보속의 사순 시기를 시작한 지도 벌써 열흘이 지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마음속에서는, 서서히 그 옛날 예수님이 제자들같이, 주님을 따르는 일이 정말 가치 있는 일인가 또 이러한 극기의 삶을 계속해야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합니다. 아니 베드로 사도처럼 이제는 ‘초막’을 짓고 현세의 어려움으로부터 회피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런 우리에게 주님은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따른 우리의 삶이 전혀 헛되지 않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위해 당신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가야금이나 거문고를 만드는 나무는 오동나무입니다. 오동나무는 가볍고 부드러울 뿐 아니라 물에 쉽게 젖지 않고 불에 쉽게 타지 않아 가구를 만들기에 적합한 나무입니다. 그래 옛 어른들은 딸을 낳을 낳으면 혼수용 가구를 만들기 위해 오동나무를 심었습니다. 오동나무로 가야금이나 거문고를 만들 때 오동나무를 켜서 바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나무를 켠 뒤 5년 동안을 비와 바람과 눈에 말렸습니다. 그렇게 세월을 먹고, 자연에 풍화하며 자신의 몸속에 박힌 진을 모두 빼내야 제대로 소리를 낼 수 있는 악기의 재료가 되었습니다. 오동나무라 해서 다 같은 소리를 내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진 세월을 견딘 오동일수록 소리가 아름답습니다. 오동 가운데서 석상오동(石上梧桐)을 최고로 치는데, 그것은 바위에서 자라 고사한 오동을 말합니다. 기름진 밭둑에서, 뒤뜰에서 키 자랑하듯 쑥쑥 자란 오동이 아니라,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겨우겨우 자라다가 끝내는 말라죽은 오동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가 울려 나온다는 것입니다.

비록 오늘 우리 삶이 힘겹다고 할지라도, 고난을 통해 우리의 삶이 더욱 그윽해지고, 더 귀한 열매를 맺는 삶이 될 수가 있습니다. 지금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육체적으로는 힘들어도 영적으로 깨어 있어야 할 시기이며, 석상오동처럼, 주님 안에 굳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귀한 오동이 될 때입니다. 세월이 흐른 뒤, 지금의 이 시간이 하느님의 사랑 속에서 지낸 은총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산에 오르는 수고를 통해 영광된 주님의 모습을 바라보고, 주님 안에 더 귀한 오동으로 자랄 힘을 얻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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