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지오마리애 훈화
2022.12.02 00:15

2022년 2월21일 연중 제7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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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7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남을 심판하거나 단죄하지 말고 주님을 믿고 용서하라는 주일 복음의 말씀을 묵상하며, 언젠가 읽은 이어령씨의 다음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속 좁은 마음으로 하느님까지 판단하며 함부로 남들을 단죄하였던 우리들의 지난 삶을 반성하며 다시 한번 주님의 자비와 섭리의 손길에 우리 자신을 맡겨야 할 것입니다.

 

『세례를 받고 얼마 안 되어 어렸을 때 내 손으로 직접 키웠던 외손자를 잃었습니다. 내가 출근을 하려고 할 때 떨어지기 싫어서 나의 넥타이를 잡던 그 작은 손이 생각납니다. 이제 다 커서 변성된 목소리로 “할아버지”라고 부르던 녀석, 다시는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손자가 떠난 후, 나는 눈물과 함께 조용히 성경을 덮었지요. 더 이상 기도를 드리지도 주님을 찾지도 않았지요. 다윈은 진화론을 주장하면서 하느님에게 등을 돌린 것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딸을 잃고 세상의 생사를 주관하는 것은 신과 무관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교회와 신앙의 세계에서 멀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나도 별수 없이 그런 사람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지요. 그러다 어느 날 아주 옛날에 읽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카라마죠프의 형제들」에 나오는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조시마 신부와 이반의 대화 장면이었습니다. “사망이 죄의 값이라면 갓 태어난 아이의 죽음은 어떻게 설명하시렵니까?” 그 말에 신부님은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그것은 이미 2천 년 전에 끝난 이야기입니다. 아이보다도 더 순결한 예수님이 아무 죄도 없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나는 다시 성경을 펴서 잃었습니다. 예레미야의 애가를 읽으면서 예레미야가 하느님을 그토록 원망하면서도 하느님을 믿으며 이것이 본심이 아닐 것이라고 한 슬픈 노래를 몇 번이나 외워보았습니다. “주께서는 사랑이 그지없으시어 심하게 벌하시다가도 불쌍히 여기신다. 사람이 미워서 괴롭히거나 벌하지는 않으신다.”(애 3,32-33)』

 

하느님은 사랑으로 항상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베풀어 주십니다. 많은 죄로 인하여 주님께 합당하지 않더라도 주님은 우리를 치유하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분임을 우리는 믿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러한 주님의 마음으로 이웃들을 바라보며 사랑함으로 주님의 더 큰 축복을 받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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