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4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임인년(壬寅年),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검은 호랑이의 해라고 하는 올해는 모든 분이 호랑이의 힘찬 기운으로 모든 어려움을 이겨내고 힘을 내어 주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용기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봉헌 축일을 지내며, 특히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우리가 주님께 고백했던 신앙의 첫 순간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우리 자신을 주님께 봉헌하여야 할 것입니다. 특히 주님의 사랑을 말없이 실천하고 있는 우리 이웃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 자신의 삶을 반성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을 주시도록 주님께 청해야 할 것입니다.
폴란드의 유명 피아니스트인 파데레프스키가 식당에서 식사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걸인이 들어와 성냥을 팔아달라며 구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무관심했고, 아무도 성냥을 사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지배인이 와서 곧 걸인을 쫓아냈습니다. 식당에서 쫓겨난 그 걸인은 거리 한 모퉁이에서 열리고 있는 ‘거리의 예술가들을 돕기 위한 모금 행사’를 발견하고는 모금함에 자신이 팔려던 성냥 몇 개를 넣고 길을 떠났습니다. 파데레프스키는 훗날 이 광경이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귀한 가르침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 남자는 저보다도 훨씬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직업이 음악인이지만 한 번도 거리의 예술가들의 안위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자기의 생계가 달린 성냥을 모금함에 넣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 저는 음악을 대하는 저의 자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쓰고 주변을 바라본다면, 주님 사랑의 표징들을 수없이 발견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영적인 눈이 닫히고 마음이 무뎌져 그런 형제들이 보여 주는 주님 사랑의 길을 얼마나 자주 외면하면서 지내왔는지 모릅니다.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다시 한번 우리 자신을 주님께 봉헌하면서 우리의 영적인 눈이 열리도록 기도합니다. 우리가 주님 사랑의 길을 보여 주는 이웃들의 삶을 제대로 바라볼 수 있을 때만이 우리는 진정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그리스도인으로 이 한 해를 살아갈 수 있으며, 새로운 한 해를 진정 축복된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해 동안, 주님의 축복이 레지오 단원 모두에게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