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2주간 레지오 마리애 훈화
정채봉 씨가 쓴 수필집에 '만남'이란 글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작가는 여러 가지 만남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그는 가장 잘못된 만남은,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는 생선 같은 만남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으로 꽃송이 같은 만남을 듭니다. 피어있을 때는 환호하지만 시들게 되면 버리고 말기 때문입니다.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지우개 같은 만남입니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만남 중에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어떤 만남이겠습니까? 그것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입니다. 힘이 들 때는 땀을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기 때문입니다.
연중 제2주간은 바로 손수건과 같은 만남, 가장 아름다우면서 축복의 만남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바로, 가나의 신혼부부와 예수님과의 만남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기에 우리만 바라보시며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놓으신 예수님과의 만남이 바로 손수건과 같은 만남입니다. 병고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이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육체적인 자유를 얻었습니다. 세관장 레위는 주님과의 만남을 통해 구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주님의 제자가 되는 영광까지 얻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유다 사회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이 주님을 만나 자신들도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들이라는 자존감을 회복하였습니다. 연중시기는 바로 이런 예수님과의 만남을 통해 사람들이 누리는 참된 자유와 평화 그리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우리도 그런 만남을 가지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하다면, 어떻게 해야 주님과의 우리의 만남도 진정 축복의 만남이 될 수가 있겠습니까? 성서는 하느님의 축복을 가득히 받은 성모님을 통해 그 길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사실 성서에서 예수님과의 만남을 축복의 만남으로 바꾼 사람들은 모두 이 가르침을 따랐던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무엇이든지 그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는 명령입니다. 레지오 단원 모두가 성모님의 말씀대로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그분이 말씀하시는 대로 행함으로써 주님과 축복의 만남을 할 수 있는 한 주간이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