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31주일 복음묵상

연중 제31주일
 

✠ 루카복음 19,1-10
 

키가 작은 한 남자가 예수님을 보려 애씁니다. 그 이름은 자캐오, [하느님께서 친히 기억하시다]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이 이름 그대로 하느님께서 그를 기억하시고 그의 삶에 개입하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캐오는 세관장, 공공연하게 죄인 취급을 당하던 세리들의 대장입니다. 부정직하고 욕심 많은 부자였습니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더 쉽다." (18,25)고 말씀하신 그대로 그의 회개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재물로 채워지지 않는 갈망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에 대한 기대가 그를 나무에 오르게 합니다. 크게 바라지도 않고 다만 보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그의 기대를 넘어 답하시지요.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5)
 

'머물고 싶다', '머무르겠다' 가 아니라 '머물러야 하겠다' 라고 하시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고 필연적으로 해야할 일이라 하십니다. 자캐오의 집에 머무는 것이 당신에게 필요하다고 오히려 청하고 계십니다.

 

우리의 구원, 특히 죄인들의 구원하는 일은 하느님께서 이토록 원하시는 일이라는 것이지요.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것이라도 하느님께는 가능하다.”(18,27) 하신 대로 불가능해 보이던 자캐오의 회개는 일어납니다. 아니 바로 예수님을 보려하는 그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 마음 속에 아무리 작더라도 선한 의지가 있기만 한다면 하느님은 그것을 붙들고 우리 삶 속으로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그 작은 갈망이 하느님의 권능과 만나면 삶의 방향이 완전히 뒤집어 지는 것이지요.

 

하느님의 구원 의지는 확실하지만 구원을 펼치시는 손길은 결코 강압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 내면에 일어나는 영원에 대한 갈망을 잠재우지 말고 귀기울이며 선한 의지를 일으켜 세울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기도가 아니겠습니까!
 

이 기도가 우리 안에 살아있다면 그분은 우리를 구원하실 수 있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