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앙생활이 어떤가요? 한번은 어느 신자분이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요즘 신앙생활이 잘 안된다. 힘들다.” 아니, 평일미사도 꼬박꼬박 나오시는 분이신데, 그래서 여쭈어보니, 기도와 관련된 말씀이었습니다. 기도가 잘 안된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미사에 충실히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사의 은총이 우리의 삶으로 뻗어나가는 길이 기도입니다. “신부님, 착하게 살면 되지 않습니까?”, “요즘처럼 바쁜 일상에 언제 기도합니까?” 모르시는 말씀입니다. 도리어 이렇게 말씀을 드려야 합니다. “우리에게는 신앙이라는 탁월한 이정표가 있는데, 왜 굳이 홀로 외로운 길을 걸어가시렵니까?” 기도는 신앙인이 해야 하는 의무나 숙제 이전에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는 가장 좋은 길입니다.
보통 기도라고 하면, 염경기도를 이야기합니다. 기도문을 외는 기도이지요. 우리에게 익숙한 기도 형태입니다. 그 밖에도 묵상기도와 관상기도가 있습니다. “언제 기도문을 외워서, 또 언제 묵상기도에서 관상기도까지 갑니까?” “묵상기도, 관상기도,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분심도 많고요.” 이러한 틀을 넘어서는 기도가 바로 묵주 기도입니다. 묵주 기도는 대표적인 염경기도, 즉 기도문을 외는 기도입니다. 그렇지만 또한 탁월한 묵상기도이며 관상기도이기도 합니다. 묵주 기도를 성모님한테 비는 기도라고 오해하는데, 사실 환희의 신비, 빛의 신비, 고통의 신비, 영광의 신비 묵주 기도를 하면서, 주님의 신약 일대기를 성모님과 함께 동참합니다. 그래서 묵상이며 관상기도입니다. 성모님만큼 예수님의 삶에 가까이했고, 예수님과 일치되었던 인물은 없습니다. 그분은 어머니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탄생 때부터 그리고 죽음에 이르기까지 누구보다도 함께 하셨습니다. 반복되는 성모송과 함께 우리는 예수님의 구원업적과 그 속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신비로 자연스럽게 인도됩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신앙생활의 많은 영역에서 변화가 있었습니다. 우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우리에게는 우리 교구 수호자이신 성모님과 함께 묵주 기도를 통해 교구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한 역사가 있습니다. 새로운 신앙의 도전 앞에 다시 한번 묵주 기도 안에서 함께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