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 27주일
✠ 루카복음 17,5-10
오늘 복음의 주제는 믿음이지만 15장부터 시작된 주제 "하느님의 자비"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아버지의 자비로우심을 알리셨고(15장), 그 자비를 제자들은 어떻게 살아내어야 하는지를 설명하셨던(16장) 그 자리에 아직 앉아 계시면서 이어서 제자들의 공동체에 관해 얘기하시면서 자비가 공동체의 핵심이어야함을 말씀해주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 악한 표양을 보여 형제들을 걸려 넘어지게 하지 않아야 하고(1-2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을 저지르게 되면 형제적인 상호교정과 끝없는 용서(3-4)로 형제적 사랑을 살아야 하며, 이러한 사랑의 실천에는 믿음이 요구됨을 제자들은 알아듣고 믿음을 더해 주십사고 청하게 됩니다.
이에 예수님은 과연 믿음의 힘은 불가능도 가능하게 한다고 응답하십니다.(5-6),
이런 믿음은 하느님 자비에 대한 체험에서 비롯됩니다.
왜냐하면 죄인이면서 사랑받은 이 체험은 우리처럼 죄인인 형제들을 사랑하도록, 기꺼이 끝없이 용서하는 큰 사랑의 기적을 행하도록 우리를 이끌어주기 때문입니다.
이 신앙적 체험에서 거저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사도직이 생겨나고, 그래서 이 사도직 역시 거저, 무상으로 이행되어야 함을 말씀하고 계십니다.(7-10)
이처럼 신앙을 살기 위해서는 하느님 자비에 대한 체험에서 오는 깨달음은 필수적입니다.
내가 착하거나 자격이 있어서 혹은 어떤 공로를 세웠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거저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닫는 일은 우리 존재의 뿌리를 건드리는 은총입니다.
내가 이러 저러하기 때문에, 어떠하기 때문이 아니라 그냥 나이기에 하느님은 사랑하십니다.
어떠한 것도 우리를 하느님의 사랑에서 갈라 놓을 수 없습니다.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있겠습니까?"(로마서 8, 31-39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