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제16주일 복음묵상

연중 제 16주일
 

✠ 루카복음 10,38-42
 

루카복음서의 경우 예수님의 활동무대를 보통 세 부분으로 나누어서 봅니다.
 

1. 갈릴래아 시절,

2. 예루살렘 상경기

3.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하심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길에 있었던 일화입니다. 학자들은 이 단락은 예수님 부활사건을 체험한 후에 쓰여졌고 그 배후가 사도행전6,1-4(일곱봉사자를 뽑고 사도들은 기도와 말씀봉사에 전념하기로 한 것)을 지목합니다.

그렇다면 오늘 복음 말씀은 '관상이냐 활동이냐'란 문제로 바라보지 말고 사도6장에 나오는 초대 교회 공동체의 문제들을 배경으로 해석을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단락이 속해 있는 루카10장은 모두 제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 마지막 부분에 와서 착한 사마리아 인의 비유 이야기를 들려주고 오늘 복음으로 끝을 맺습니다.

그렇다면 '관상이냐 활동이냐'의 문제를 다루고 있지 않다는 해석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얘기도 오늘 복음 단락도 제자됨의 본질을 얘기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의 이웃이 되는 일이 제자로써 살아가는 일입니다.(25-37절) 예수님도 당신께서 이 세상에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마태20,28)고 하십니다.
 

하지만 그렇게 살아가는 제자가 되는 일은 무엇보다도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들음으로써 되는 것이라 말씀해 주십니다.
 

봉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마르타처럼 주님이신 그분께 자기도 모르게 '지시'하게 되는 경우가 우리에게도 종종 일어나는 일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의 사랑을 길어오지 않으면 자신을 내어주는 봉사는 어느새 자신을 찾는 행위로 변질되기 십상입니다.

먼저 그분께서 나를 건드려 자기중심으로 사는 이기(利己)를 치유하시도록, 그분의 영이 나를 채우도록 두지 않으면 나는 언제나 주도권을 쥐려들 것이고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41) 또 다른 마르타일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한 가지 뿐'(42)임을 언제 알아들을 것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