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승천 대축일
✠ 루카복음 24,46-53
"크게 기뻐하며"(52)
오늘 복음은 우리에게 예수님께서 하늘로 오르시는 얘기를 들려줍니다. 여기서 하늘은 물리적 공간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초월적인 세계, 하느님께서 계시는 곳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승천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예수님께서 참하느님이시고 그래서 당신 본래의 자리로 되돌아가셨음을 나타냅니다.
예수님께서 떠나가셨는데 제자들은 크게 기뻐했다고 오늘 복음은 전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는데도 슬퍼하거나 아쉬워하기는 커녕 기뻐하게 된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이는 승천의 본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구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하느님의 현존 속으로 되돌아가셨습니다. 언제, 어디에나 계시는 하느님의 현존 속으로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예수님을 더이상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 당신을 찾는 모든 이, 특히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계시다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그분의 현존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쁨의 이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떠나시면서 제자들이 해야할 바를 당부하시는 말씀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바로 복음선포, 예수님의 증인이 되는 일입니다. 그들이, 곧 우리가 선포하고 증언해야할 내용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죄의 용서와 회개입니다. (46-47절)
이는 말로써만 선포할 수 없고 우리의 삶이 따라와야 증언되는 일입니다. 우리도 예수님께로부터 거저받은 용서를 나누고 거듭 다시나는 회개의 삶을 사는 일, 곧 예수님을 따라 죽고 부활하는 삶을 체험하는 일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이 증인이 되는 일은 나에게만 달려있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높은 데에서 오는 힘을 얻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48) 하십니다.
오늘 1독서 사도행전에도 똑같은 말씀이 나옵니다.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약속하신 분을 기다려라."(사도 1,4)
이어서 "성령께서 너희에게 내리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8)
우리가 높은 데에서 곧 성령께로부터 힘을 받을 때 증인으로써의 삶은 가능하다고 하십니다.
이번 주간동안 우리가 해야할 일은 사도들이 했던 것처럼 우리도 "예루살렘"에 곧 오늘 1독서에 이어서 나오는 구절(12-14절)에서 볼 수 있듯이, 교회 공동체로써 성모님과 함께 성령께서 임하시기를 기도하며 기다리는 일입니다.
이 한주간동안 성령의 열매를 날마다 하나씩 청하면서 다음 주 성령강림일을 준비하는 것이 어떠신지요?

